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 약제 처방권 진입부터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까지 활동 강조 올해 아시아 최초 영문학회지 발간...인용지수 늘리는 것도 숙제
심부전 환자를 분류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심박출률이 꼽힌다.
문제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심박출률 감소 환자(HFrEF)'보다 '심박출률 보존 환자(HFpEF)'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온다는 점인데, 더욱이 해당 HFpEF 영역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난제로 남아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심장전문가인 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약제 사용과 관련, 진행 중 신약들의 처방권 진입에는 기대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실제로도 그렇지만 HFrEF에서 효과가 있는 약제, 심박출률이 감소하지 않은 심부전에서 효과가 있는 약제 등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HFrEF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이 HFpEF에는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지금 SGLT-2 억제제 등 신규 후보 약제들이 HFpEF 분야에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용 가능한 HFrEF약제들도 이미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심지어 '엔트레스토'도 같은 경우"라며 "이제 남은 것은 SGLT-2 억제제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상황이고, 완전히 다른 영역인 만큼 결과가 잘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작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된 엔트레스토의 'PARAGON-HF 연구' 결과로 인해 기대를 모았던 적응증은, HFrEF 환자만으로 국한된 상황. 최 교수는 "HFpEF는 HFrEF보다 더 균일하지 않은(heterogeneous) 질환"이라며 "HFrEF이 균일한 집단이라면 HFpEF는 치료 효과에 차이가 많은 여러 환자 집단이 섞여있어 어려운데, 고령화 등으로 인해 HFrEF 환자보다 HFpEF 환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점이 결국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학회 심부전 진료지침 개정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최 회장은 "가이드라인 전면개정은 자주 못하고 있지만 매년 부분적으로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워낙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전면 개정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매년 부분개정을 진행하는 것은 대한심부전학회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우리나라 심부전 가이드라인은 해외 가이드라인에 비해 굉장히 빠르게 나왔다. 일본도 이전에 가이드라인이 발간됐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더욱 빠르게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며 "이러한 방면에서 심부전학회지는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상황이며, 앞으로도 반영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학회의 대외적 활동으로는 영문학회지 발간과 영향력의 상승을 목표로 전념한다는 계획.
최 회장은 "이제 국내 학회 의료진들이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올해 대한심부전학회 영문학회지를 발간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아시아 영문학회지로는 최초였다"라며 "전세계적으로 심부전학회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고 있고, 2~3년 내로 임팩트팩터(impact factor, 영향력 지수)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5월엔 미국FDA로부터 HFrEF 환자 대상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처방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은 바 있다.
최 회장은 "해당 'DAPA-HF 연구'는 임상은 기존의 표준치료 약제인 ARB/ACEI(94%), BB(96%) 등을 충분히 치료받고 있는 조건에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사실 요즘 대부분 약제들의 적응증이 치료 순서상 맨 뒤에 붙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연구 설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현재 심부전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해당 약제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등을 알 수 없어 도덕적인 문제로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를 통과할 수 없다거나 허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최 교수는 "따라서 최근에 심부전 치료 영역에 등장했거나 향후 등장할 약제들은 대부분 추가 요법(add-on)으로 적응증허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