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학회를 단순한 학술행사로 봐서는 안됩니다. 여러 요소가 복합된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실패하지 않습니다."
최근 제22차 세계 피부과학회를 이끈 은희철 교수(서울의대)는 대한의학회 회보를 통해 대회장으로 활동한 소회를 전하며 성공적인 학회 개최를 위한 6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은 교수는 "세계 피부과학회의 유치부터 개최까지 10년간 일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학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쉬운 과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따라 세계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언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우선 세계학회의 정관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기구의 통제가 있을 뿐더라 어려운 법률 용어 규정이 있고 해석이 까다로워 완전히 숙지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학회를 유치했다면 조직위원회를 합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가가 학회의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 은 교수의 조언이다.
많은 학자들이 조직위원회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가는 열심히 확인하지만 막상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라는 지적.
은 교수는 "세계학회다 보니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영어로 진행돼 그나마 관심있던 사람들도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흔하다"며 "특히 일할 수 있는 젊은 의사들이 많이 필요한데 막상 이들을 조직위원회에 포함시키는 것에는 반감이 심해 문제가 생긴다"고 털어놨다.
은 교수는 또한 학회 개최를 위해 대행사에 일을 맡기는 것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충고했다.
은 교수는 "대행사에 일을 맡겼도 조직위원회의 핵심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대행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업무를 찾아내야 한다"며 "일이 어렵고 돈이 생기지 않는 일에 대해 대행사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만큼 이에 대한 조율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특히 학회 개최일에 임박해서는 핵심 관계자 모두가 전략사령부에 있는 것 같은 태도로 일에 임해야 한다"며 "실제로 나도 학회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 들어갈 시간이 없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