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따라 스위트룸 숙박료가 다른 것은 당연하지 않나. 정부가 나서 굳이 병원 입원료를 줄세우는 의도가 궁금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44개 상급종합병원의 상급병실료를 조사하고, 8일 가격 비교 결과를 발표하자 대형병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비급여 비용을 굳이 줄세워 마치 대형병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8일 "상급병실은 환자의 선택에 따라 입원하는 하나의 서비스 공간"이라며 "인테리어와 서비스에 따라 가격차가 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자유롭게 가격을 풀어주고, 이제와서 이를 줄세우며 비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날 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이라고 하더라도 1인실 기준 병실료 차이가 최대 8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병실료가 저렴한 곳은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1인실이 최저가 5만원을 받고 있었고, 단국대병원이 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원광대병원(9만원), 전북대병원(11만원), 경희대병원(11만원) 등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다.
가장 병실료가 비싼 곳은 삼성서울병원으로 48만원에 달했고, 서울아산병원이 42만원, 세브란스병원이 38만원, 서울성모병원이 37만원, 서울대병원 36만원 순이었다.
사실상 단순 비교시 빅5병원의 상급병실료가 크게 비싼 것으로 느껴지기 충분하다. 대형병원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다.
B대형병원 관계자는 "삼성서울과 서울아산, 세브란스, 서울성모 모두 숙박업소로 치자면 특급호텔"이라며 "그 중에서도 상급병실은 스위트룸에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겠다며 선택하는 상급병실을 단순히 가격으로 비교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상급병실 회전율을 이유로 이러한 오해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만약 대형병원들이 기준병실을 방치한 채 상급병실 관리만 치중해 돈벌이를 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병원의 상급병실은 생각보다 회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병실료 부담이 큰 만큼 병원 이용시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 이를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