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있는 암 생존자들이 암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들보다 고혈압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동욱 연구팀(가정의학과)과 국립암센터 박종혁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최근 저명 국외학술지인 '고혈압 연구(Hypertension research)'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9년도의 전국 암환자 경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고혈압 암 생존자 385명과 일반 고혈압 환자 1124명을 대상으로 ‘혈압약을 얼마나 잘 복용하고 있는지’, ‘혈압을 얼마나 자주 체크하는지’, ‘본인의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인식하는지’를 상호비교했다.
그 결과 ‘혈압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가’라는 설문에 고혈압 암 생존자는 92.7%, 일반 고혈압 환자는 7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고혈압 암 생존자의 연 평균 혈압 체크 횟수는 98.6회로 일반 고혈압 환자의 28.8회 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본인의 혈압이 잘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고혈압 암 생존자는 60.8%, 일반 고혈압 환자는 26.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최근 암이 조기 진단되고 치료가 발전하면서 암환자들은 암으로만 사망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고혈압은 암 생존자 5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으로, 최근 암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5년 이상 장기 생존한 암 생존자들에게서는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9년 Ketchandiji의 논문에 의하면 전립선암으로 진단 받은 미국 암환자 10만3086명을 조사한 결과 전립선암 진단 후 5년 동안 25.94%의 환자가 사망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7.73%는 전립선암으로, 7.16%는 심혈관질환으로, 1.27%는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즉, 고혈압 암 생존자에게는 암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동욱 교수는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로 고혈압 약물 순응도를 분석했을 땐 암 생존자들의 고혈압 관리가 일반인보다 오히려 못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던 적이 있다” 며 “지난 수년간 암 생존자의 암 이외의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행히도 암 생존자들이 고혈압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 것 같다” 말했다.
그는 이어 “본 연구 결과 병기가 높은 암 생존자 등 일부 암 생존자들의 경우 적절하지 않은 고혈압 관리 행태를 보인 만큼, 암 생존자들이 암에 대한 추적관찰에만 신경 쓰지 말고,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와 좋은 건강습관 유지, 암 검진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