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이비인후과 검진사업을 펼쳤다. 총 8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이비인후과 전공의 200여명이 참여해 약 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24일, 이 사업을 진두지휘한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양선 역학조사위원장(성균관의대)을 직접 만나 사업취지와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역학조사는 국가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의미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양선 역학조사위원장은 이번 전국 규모의 이비인후과 검진사업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일차적으로 검진 대상자에게 이비인후과 질환 여부를 알려줄 수 있고, 이비인후과 질환과 관련해 국가 유병률을 산출할 수 있다.
또 한발 더 나아가 국가적으로 위험인자를 산출해 예방사업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령, 한국 전체 인구 중 이명 환자가 몇 %를 차지하는지 혹은 여성일수록 당뇨질환이 있을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이명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정보를 사전에 제공할 수 있다.
앞서 역학조사위원회는 9가지 질환(보청기, 고막천공, 난청, 평형감각 이상, 만성 비부비동염, 비중격 만곡증, 비용종, 후두결절, 후두 폴립)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 지난 2010년 1차 논문을 통해 유병률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역학조사를 기반으로 후각질환의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발표했으며 이어서 각 질환별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 위원장은 "지난 5년간에 걸쳐 검진자료 수집이 끝나면서 이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일이 남아있다"면서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이비인후과학계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논문을 정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참여로 의미있는 성과 만들어
특히 이번 역학조사에는 전공의들의 공로가 컸다. 의료기사가 아닌 이비인후과 전공의가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데이터의 활용가치가 높아졌기 때문.
미국 이비인후과 검진 사업의 경우 훈련받은 의료기사가 청력 및 평형감각 검사를 하는 것에 그치는 반면 한국은 전공의 소견을 덧붙여 데이터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조 위원장은 "미국은 매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의료기사에 의한 데이터에 불과하다"면서 "의학적인 활용가치는 단연 우리가 앞선다"고 자부했다.
해외에서도 드문 대규모 역학조사
또한 그는 규모 면에서도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진사업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이비인후과계에선 처음이고, 해외에서도 특정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있었지만 전국 단위에서 이비인후과 검진 사업을 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1999년도~2004년도까지 5년간 약 1만 4천여명에 대해 이비인후과 검진을 실시한 데 불과하지만 한국은 1년에 1만명을 대상으로 5년간 약 5만여명에게 검진을 실시했다.
그는 "이번 역학조사를 통해 이비인후과 질환을 파악하는데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자신한다"면서 "조만간 외국의 데이터에만 의존했던 것에서 벗어나 한국인에게 맞는 데이터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