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암환자와 가족들은 암 치료 결정 과정에 '환자 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 연구팀은 2011년 전국 암환자와 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암치료 결정과정에 참여 의사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환자의 92.9%, 가족의 89.6%는 암 치료 결정에 '환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함께 참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6.8%와 10.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국제학술지인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지에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팀이 환자와 가족에게 각각 의견을 물어본 결과 환자가 가족의 의견을 고려해 치료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각각 63.5%와 51.4%였다.
또 가족이 환자의 의견을 고려해 치료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9.4%와 38.2%였다.
환자가 가족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1%와 7.0%였고 가족이 환자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와 3.4%에 그쳤다.
암 치료 결정에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는 환자와 가족 모두공감대가 있었지만 누가 주도적으로 치료 결정을 내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 40%의 가정에서 의견차이를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와 가족을 한 단위의 가정으로 볼 때, 25%의 가정에선 환자와 가족 모두 본인이 암 치료 결정을 주도하길 원했지만 17%의 가정에선 환자는 가족이, 가족은 환자가 암 치료 결정을 주도하길 원했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환자가 젊거나, 가족 보호자의 교육수준이 낮은 때, 배우자가 아닌 자식이 환자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경우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와 가족 보호자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수록 치료 결정 시 가족의 역할에 대한 의견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교수는 "암 치료 결정시 가족의 역할에 대해 환자와 가족 간의 의견이 다른 경우 의견 대립이 생겨 서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암 치료 결정을 앞두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 충분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의료진이 도움을 주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박종혁 과장은 "향후 암 치료 결정과정에서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최선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가족 중심적 문화특성을 고려한 암진료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