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가 내과의사회에서 제시한 '한방약 효과 없다'란 책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회장 김현수)는 28일, 최근 내과의사회가 한약의 부작용을 알리기 위해 배포예정인 소책자의 근거자료, 일본 다카하시 코세이의 책은 '신빙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서적'이라며 5가지 반박자료를 제시했다.
개원한의사협의회는 다카하시의 '한방약 효과 없다'란 책이 내과의사회가 매스컴을 통해 소개할 당시 '일본의 베스트셀러'라고 주장했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의 와니사 문고판 시리즈에 불과해 학문적 가치가 전혀없다고 밝혔다.
전문 의학서적이나 학술서도 아닌 이 책이 속한 문고판 시리즈는 'How to Sex', '못생긴 남자가 여자 꼬시는 법', '초등야쿠자의 범죄학 교실' 등이 포함된 흥미 위주의 자극적 출판물로 내용의 신빙성이나 전문성이 결여돼 학문적 가치를 전혀 부여할 수 없는 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과의사회가 엄청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이 책이 220여 편의 부작용 논문을 기초로 씌여졌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논문 근거자료를 밝히지 않고 15여년전 일본 양방의사들이 안전처방 기준과 상관없이 한약성분을 오남용해 생긴 부작용 사례를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원한의사협의회는 내과의사회가 소책자 번역과정에서 악의적 편집과 번역을 60여 군데에서 자행해 원본내용 자체를 왜곡시켜 한약의 부작용을 고의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저자인 다카하시가 책을 통해 '진사'라는 물질이 독성과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으나 저자가 15년전 책을 출간할 당시에 일본후생성이 진사를 독성약물로 규정, 사용하지 않는 약재임에도 마치 현재에도 쓰이는 양 경고해서 일본 한방 사정도 정확히 알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개원한의사협의회는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인 '한방약 효과 없다'고 단정한 근거로 일본 도야마 의약대학의 테라자와 학장의 논문을 인용했지만 오히려 이 논문은 한약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논문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개원한의사협의회는 이어, 테라자와 학장이 '다카하시 코세이가 자신의 논문의 고찰부분 주요내용을 무시한 채 결론을 임으로 왜곡, 재해석 했다'고 본회에 통보했다 말했다.
한의협 이종안 홍보이사는 "다카하시의 '한방약 효과없다'란 책이 라는게 3,000~1만엔하는 의학서적이나 학술지도 아닌 880엔 짜리 손바닥만한 문고판 읽을꺼리로 형편없는 책"이라며 "이런 근거없는 한권의 책을 바탕으로 한의학을 비판한다는 생각자체가 전체 내과의사들의 검토 후에 나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
이 홍보이사는 이어 "국민건강을 지키는 의사로서 적어도 한 학문을 비판할 정도라면 그 출처와 내용을 정확해야 함에도 논의할 가치가 없는 책을 근거로 한데다 인용 부분도 제멋대로라는 것은 한의계와 국민들에 대한 우롱이라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번 일의 책임소제를 분명하게 따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의계는 이러한 구체적 내용을 더 상세히 밝히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은 한국동양의학회 주체로 '일본 한방의학의 실체를 밝힌다'라는 주제하에 28일 세종호텔에서 한국 및 일본 동양의학회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