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노조의 전면파업으로 경영진이 추진하고 있는 비전선포식이 재차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에 따르면, 오는 22일로 예정된 뉴비전 선포식이 파업일과 맞물려 행사를 다음달로 미루는 일정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경영진은 최근 내부회의를 갖고 ‘병원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 뉴비전 선포행사가 노조파업으로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의견이 같이하고 다음달(6일 예정)로 기념식을 미룰 것을 결정했다.
참고로, 15일 마감된 서울대병원노조의 쟁위행위 찬반투표 결과 총 2010명의 조합원 중 1658명(78.9%)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1260명(76.0%), 반대 391명(25.6%), 무효 7명 등으로 나타나 협상결렬시 쟁위조정 최종일인 2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성상철 원장에 의해 뉴비전 수립이 내부적으로 착수된 이후 10월 선포식이 전략미비로 11월로 연기된 이후 노조파업으로 2차례나 미뤄지게 됐다.
이번에 선보일 뉴비전은 철저한 보안으로 가려져있으나 기존 ‘21세기 초일류병원’이라는 슬로건을 새롭게 변화시켜 세계화를 목표로 한 병원의 이미지 형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10여년 넘게 사용되어 온 ‘국가중앙병원’이라는 용어를 폐지해 막연하고 상징적인 의미보다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실질적인 병원으로 거듭난다는 방안을 확정한 상태이다.
이와 더불어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어린이병원의 독립경영 문제와 진료 특화를 위한 센터화 등이 세부내용의 핵심사항으로 포함돼 이에 대한 실천방안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전략수립을 위해 컨설팅사인 엘리오앤컴퍼니측에 진료실적 외에도 교직원의 연봉 현황 등 사실상 모두 경영자료를 건넨 것으로 전해져 기존 컨설팅보다 세부적인 정보공개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한 보직교수는 “이번 비전은 과거처럼 막연한 이념적 개념이 아닌 단계적인 실천방안을 추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며 “진료와 경영자료에 근거해 전략을 세운 만큼 다른 병원과 다른 비전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