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의협회장 선거 간선제 회귀와 회장 불신임안 발의요건 완화, 의정회 폐지 등 민감한 주제를 놓고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의원회는 2일 정관과 제규정 개정에 관한 의견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의원회는 앞서 지난달 24~25일 이틀간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다시 한 번 회원들의 뜻을 묻는 것이다.
대의원회는 설문에서 '회장 선출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겠느냐'고 물으면서 '대의원과 합동투표를 이용하는 간선제' '대의원회 간선제' '현행대로 직선제' '직선제로 하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도입' 등 4가지 예시를 들었다.
최근 서울시 일부구의사회와 시도에서 간선제로 회귀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의원회가 간선제 전환을 직접 언급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설문은 또 '의정회는 현 정관 어디에도 근거가 없을 뿐더러 효용성보다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존폐 여부에 대해서도 물었다.
직선제 전환 이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던 회장 불신임안 발의요건과 표결요건이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먼저 불신임 발의요건과 관련, '현행대로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1 또는 재적대의원 3분의1이상 발의로 성립'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1이상, 재적대의원 4분의1 이상' '선거권이 있는 회원 5분의1이상, 재적대의원 3분의1이상 또는 대의원 운영위원회 3분의2이상 발의로 성립'중 어느것이 좋겠느냐고 했다.
표결요건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재적대의원 3분의2이상 출석과 출석대의원 3분의2이상 찬성으로 의결' '재적대의원 3분의2이상 출석과 재적대의원 2분의1이상 찬성으로 의결' '재적대의원 3분의2이상 출석과 출석대의원 2분의1이상 찬성으로 의결'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설문은 이밖에도 선거권 제한 문제, 감사에게 공금횡령이나 회무비리에 대해 형사고발과 민사상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 위임 여부, 대의원 선출방식 등에 대해서도 회원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대의원회는 이번 설문조사는 8일까지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희탁 의장은 "회원들의 뜻을 정관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된 설문조사"라며 "회원이 원한다면 정관의 어떠한 내용이라도 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선거방식과 관련, "회원들의 의견을 따른다는 방침이지만, 간선제는 지연과 학연, 금권선거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많다"며 "일부 회원들의 요구가 있기는 하지만, 젊은 회원들은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