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이 국회를 상대로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불법금품로비를 벌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회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특히 복지위를 중심으로 몇몇 의원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면서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복지위 A의원실 관계자는 24일 “한마디로 폭탄 맞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복지위 특히 법안소위를 중심으로 한 로비내역이 소개되면서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시끄러운 상황”이라면서 “이번 의혹과 관련된 이런저런 소문까지 더해져 사태가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밝혔다.
B의원 “로비설 사실무근...장 회장 과업 포장위해 허풍”
사건이 확대되면서 실명이 거론된 의원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장 회장 발언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향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의협으로부터 1천만원의 현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B의원실 관계자는 “장 회장의 발언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면서 “필요한 경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언론보도 직후 의협 등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본 결과 장 회장의 이야기가 상당부분 과장, 왜곡돼 있었다”면서 “현금으로 전달했다는 1천만원은 장 회장이 지부 등을 통해 후원금 납부를 독려했고, 회원들이 개인적으로 후원한 금액이 그 정도선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월 200~300만원 후원금을 지급했다는 것도 같이 먹은 식사나 술값 정도을 합산하면 그 정도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들었다”면서 “장 회장이 책임지고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법적대응까지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보건복지위 법안소위도 현재 입장정리에 부심하고 있다.
법안소위 관계자는 “발언의 상당수가 법안소위로 집중돼 굉장히 당혹스럽다”면서 “현재 대응방안을 논의중이며 곧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오늘 오후 긴급상임위 소집 예정...장 회장 출석 요구
한편 국회는 오늘 오후 긴급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사건의 진상규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동익 회장으로부터 집중로비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대책회의를 소집해 당 차원의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장 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긴급상임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박재완 비서실장은 “어제 KBS에 보도된 의사협회회장의 고백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에 보건복지위원회 소집, 의사협회장을 출석시켜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사전의 경위를 파악한 후 필요하다면 당의 윤리위도 소집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사 후 필요하다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