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퇴직금에 포함한 임금 약정서는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중소병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31일 중소병원계에 따르면, 퇴직금을 매달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기로 한 근로자와 사용자의 약정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의사직의 급여체계를 새롭게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지난 27일 지방 한 병원에서 퇴직한 이모씨가 병원장을 상대로 퇴직금 1400만원을 지급기일인 14일내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한 부분에 퇴직금 지급요구를 거절한 것은 고의가 있다며 원심을 깨고 전주지법에 돌려보냈다.
현재 대부분 중소병원들은 봉직의와 계약시 퇴직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포함한 총액을 12개월로 나눠 지급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 총액제로 지급해온 중소병원들의 급여 관행이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퇴직금을 월급과 달리 지급해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관행상 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퇴직금 지급요구를 거절한 것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이유를 설명했다.
중소병원협의회는 30일 열린 제13차 정기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현행 관례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퇴직금을 포함한 총액방식 연봉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인화 회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지급된 퇴직금과 더불어 세금 부담 등 비정상적인 부분을 해소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에 대한 법률 자문을 통해 의사와의 계약을 새롭게 바꾸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중소병원과 의사간 관행적 급여방식을 인정해온 노동법과 달리 대법원에서 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봉직의와의 계약체결시 원장들의 고민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