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이 점차 발전해 가다보면 궁극적으로 로봇이 없으면 수술을 하지 못하는 시대도 올 것이다”
지난 6일 대한의료로봇학회 제1회 학술대회 겸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영수(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사진) 교수의 말이다.
이날 대한의료로봇학회 제1차 학술대회에는 의료로봇을 연구하거나 실제 임상에서 적용중인 의대 교수, 의공학자, 산업계 관계자 등 2백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KAIST 권동수 교수는 현재 개발중인 ‘NOTES(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자연 개구부 내시경수술)’에 대해 소개했다.
환자의 복부에 시술되는 ‘NOTES’는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과 달리 복부 흉터 없이 위, 질, 대장, 방광 등의 자연 개구부를 통해 내시경을 복강 내로 진입시켜 수술하는 새로운 수술방법이다.
권 교수는 “KAIST에서는 2008년부터 NOTES 임상측면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세대 의과학교실, 충남대 수의학과, 충청병원 등과 NOTES를 위한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시스템을 연구, 개발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 조영호(의공학연구과) 박사는 “경제적 부담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면서 “향후 기술 개발의 진전과 경쟁업체의 출현 등으로 로봇수술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면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의료로봇은 한양대 차세대지능형수술로봇센터의 척추수술 보조로봇 시스템(Spinebot), 국립암센터의 복강경 수술로봇(LapaRobot), KAIST의 미세수술용 원격로봇시스템, 고관절 전치환 수술로봇(Arthrobot), 복강경 수술 보조로봇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인 큐렉소가 미국에서 이미 상용화한 고관절치환 수술로봇인 ‘로보닥’을 인수해 새롭게 제품 출시를 준비중이다.
그는 “로봇수술의 시대는 이제 분명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향후 진일보된 수술로봇은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세의료원 로봇/내시경수술 세터장인 이우정 교수 역시 현재 사용중인 수술용 로봇 다빈치 등은 로봇 혁명의 시작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로봇이 촉각을 느끼고, 동작도 휠씬 자유로우며, 시스템이 점점 지능화되면 의사가 미리 계획 세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올 것이며, 더욱 발전하면 스스로 치료하는 시스템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비록 로봇수술의 역사와 경험은 짧고 아직 제한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복강경수술이 처음 도입됐을 때 한동안 불편하고,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주 자유롭게 사용되듯이 복강경을 사용한 로봇수술에서도 쉽고 자유롭게 이용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수 회장은 “의료로봇으로 인해 내과와 외과의 벽이 없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수술 페러다임 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로봇이 없으면 수술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