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를 위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에 간질약, 고혈압약, 변비약까지 병용처방하는 일부 병·의원의 행태 뒤에는 제약회사의 무분별한 영업행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불만제로는 11일 방송에서 의사들이 비만클리닉을 찾은 환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뿐 아니라 간질약, 고혈압약, 변비약까지 병용처방하는 실태를 파헤쳤다.
간질치료제인 토파맥스의 부작용인 '식욕억제'를 이용해 처방을 하고, 이뇨제 처방을 통해 이뇨작용을 촉진시켜 다이어트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처방을 본 의사마저도 "폭탄을 쓴 거에요"라며 혀를 내두르는 모습도 비춰졌다.
특히 무분별한 병용처방이 제약회사들의 매출향상을 위한 근거없는 정보 제공과 이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의사의 행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공익 제보자로 등장한 한 약사는 "제약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준 정보를 가지고 의사가 처방을 한다"면서 "제약회사에서 코치해준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송에 나온 한 제약회사 담당자는 "식욕억제 부작용이 있는 간질약이나 우울증약을 향정약과 같이 처방하면 부작용이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체질량 지수와는 무관하게 비만약을 남발하고,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처방을 당연시하는 의사들의 행태가 그려졌다.
이로 인해 약물 의존으로 인해 불면증, 조울증, 경련 등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소개됐다.
'불만제로'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세계 3위에 이르는 한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식약청의 권고외에 아무런 규제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