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일부 보험사와 대형병원들이 제공하고 있는 해외 진료서비스가 국부 유출과 ‘의료사대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의료계와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S보험사는 자사 보험상품 홍보에 '이제부터 하버드 의료진이 당신을 진료합니다'라는 카피를 채택, 하버드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의료기술에 대한 비교평가 없이 일반인들에게 광고 하고 있다.
G증권사는 VIP회원을 대상으로 해외진료 서비스를 실시하는 상품을 곧 선보일 예정이며 해외진료 알선 웹싸이트의 해외진료 코너에는 "보다나은 선진의료 서비스를 당신에게 드린다"며 암묵적으로 국내의료진보다 우월함을 암시하고 있다.
국내 일부 대형병원들도 일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미국의 유명병원과 협력제휴를 맺고 희망 환자들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현지 의료인으로 부터 직접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병원 관계자는 "국내의료진이 최고인 분야라 해도 무작정 외국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는 사회 지도층이 줄줄이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오는 최근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립병원에 혈액암 환자를 보낸 한 어머니는 “딸 애가 많이 아픈데 일단 돈이 많이 들더라도 부모로써 해외에 인증된 병원에 보내는게 최선을 다하는 도리가 아니겠냐”며 “국내에는 어떤 병원이 최고인지 인증 기준이 없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의료기관 알선업체 한 관계자는 “사스 여파로 잠시 주춤하고 했지만 해외로 진료를 받으러 출국하는 환자들은 매년 증가해 2천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환자들이 외국 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매년 사용하는 비용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의료계는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민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선진국 병’이 이제는 의료서비스 분야에도 만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이런 광고에 노출된 소비자들이 자칫 해외 의료진은 국내 의료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것처럼 인식할 수 있으며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