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허용 논의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정 이사장은 13일 오전 열린 건강보험공단 조찬토론회에서 "박카스나 판피린을 약국에서만 파는 이런 제도가 있느냐"면서 사실상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허용을 주장했다.
일반약 슈퍼판매는 국민들의 요구가 클 뿐더러 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직역의 극렬한 반대에 처해, 최근에는 규제개혁과제에서도 제외되는 등 관련논의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정 이사장은 이날 실제 국민입장에서 공휴일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문닫힌 약국들을 전전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타이레놀을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면서 "이런 제도 하나 못 고치는 상황에서, (더 어려운) 약가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 이사장은 또 이날 토론회에서 공단이 보험자로서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생동성 조작 사건을 언급하면서 "공단이 보험자 입장에서 의약품을 수거해 랜덤하게 성분이 정확한지 검사도 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약가협상과 관련해서도 공단이 보험자로서 협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공단이 약가나 수가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데, 주객이 전도가 되어서 약값을 깎는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