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들어 제약업계에서 의사 출신 CEO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제약시장에서 의사출신 CEO는 거의 없었다.
동아제약의 창업주인 강신호 회장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었다.
그런데 올해 초 한독약품이 이사회를 통해 김철준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임염하면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김철준 부사장은 서울의대를 나와 2006년 4월 한독약품이 신설한 연구개발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활동하다 3년 만에 CEO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한국제약의학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또 최근에는 가정의학 전문의 출신 이동수 전무가 한국화이자 사장에 전격 발탁됐다.
이동수 사장은 첫 다국적제약사 한국인 의사 사장으로 기록됐다.
이 신임 사장은 한독약품 김철준 부사장의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후배여서 눈길을 끈다.
이들 이외에 의대 출신으로 제약의사 길을 선택해 마케팅 이사, 부사장 등 경영의 일선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들이 상당수여서 앞으로 의사 CEO 탄생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일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학술 및 개발담당 부사장 등이 손에 꼽힌다.
카이스트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애보트 지동현 전무(소아과) 등 일부 제약의사들은 경영학 전문가로서의 소양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계에서도 제약의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현재 100여명에 불과한 제약의사 자원이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정의학회가 최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제약의사를 집중 조명한데 이어 기초의학회도 종합학술대회에서 ‘기초의학과 제약의학이 만나다’라는 특별 세션을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제약의학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제약의사도 이제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진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약의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두 명의 의사출신 CEO가 좋은 경영실적을 일궈내며 의사 출신 전성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 의료계가 두 CEO를 응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