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의 의협 행보에 대해 중부권 의사회가 목소리 높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시의사회(회장 이철호)와 충남의사회(회장 송후빈), 충북의사회(회장 오욱환), 강원도의사회(회장 권오선) 등 4개 시도의사회가 오는 30일 업무협약 체결을 위한 첫 회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 회원들의 고충과 회무시스템의 개선사항을 중부권 의사회 임원진이 함께 모여 해결하자는 취지로 대전·충남의사회 제안에 의해 구체화됐다.
대전시의사회 이철호 회장은 “지역의사회의 전문화를 꾀하자는 의미이지 편 가르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도회장단 회의에서 혼자하기 벅차 좋은 안건임에도 묻히는 경우가 있다”며 중부권의사회 모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철호 회장은 “첫 회의에는 4개시도 회장과 의장, 주요 이사 등 20여명이 참석해 상견례를 겸한 모임의 성격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최근 불안감이 커져가는 신종플루 등 의료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사회 권오선 회장도 “의료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회원들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면서 “시도회장이라도 자기 지역에만 신경 쓸 뿐 다른 지역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모임을 기회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은 "논의해봐야 하지만 분기별로 정례회의가 적당할 것 같다"며 "대전시의사회와 간담회에서 중부권의사회 논의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회장들은 이번 모임의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뜻이 의협과 상반되게 규합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중부지역 의사회 한 임원은 “이슈가 있을 때 한목소리를 내야 의협에서 의견이 반영될 것이 아니냐”면서 "서울과 경기 중심의 의협 정책방향을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끌려가야 하나”며 의협에서 소외받고 있는 지역의사회의 괴리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모임을 계기로 정책과정을 조율하며 향후 의협 선거에서 중부권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에 머물지 말고 의협회장에 도전할 수 있는 인물을 내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경만호 회장 출범초 의협 부회장직에 서울과 경기 회장만 포함시켜 사실상 지역의사회 회장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4개월이 경과한 현재, 정치적 노선의 차별화로 구체화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