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리베이트 수수 의․약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된 3개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회와 복지부에 전달했다.
우선 의료인이 의약품의 구입·처방, 의료장비 구입 등의 대가로 업자 등으로 부터 금전·물품·편익·노무·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경우 1년 이내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김희철 의원 대표발의)에 대해 "직무와 관련해 과도하고 부당한 음성적 리베이트 등이 근절되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개정안은 현재의 규율 규정과 중복되는 입법이니 만큼 개정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음성적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보건의료단체가 함께하는 투명사회협약 및 공동자율규약 등의 운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직무상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규는 현행 의료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형법 등 2~3중으로 철저히 마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일부에서 일어나는 의약품 등의 거래 관련 부당한 금품수수 등의 행위의 근절은 현행 법규의 충분한 적용과 함께 이러한 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깊은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명확한 처벌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박은수 의원이 대표 의한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 "리베이트가 어디까지 불법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공동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선 위법한 리베이트의 구체적인 범주 선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또 "의학의 발전을 위한 제약회사와 의료 관련 회사들로부터의 양성적인 학술활동이나 연구 활동의 지원행위 조차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현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에도 역행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의약품 관련 학문연구지원을 위한 기부금의 기탁 및 배분에 대한 관리기준을 정부가 나서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제약사 등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할 경우 50배의 과징금과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일부개정안(최영희 의원 대표발의)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경제적 이익의 50배 상당 과징금 부과 조항과 관련, "개정안은 독점규제및공정거래법 등 타 법률의 부과기준(위반행위의 종별, 정도 등)에 대한 검토 없이 일률적으로 50배로 정하고 있어 형평성이 없는 과도한 입법이며, 이중처벌의 문제 등 헌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과징금이 부과된 상태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벌이 내려지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이중처벌을 금지한 헌법정신에 명백히 위반한다는 것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처벌 부과 조항과 관련해서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형법 제129조와 형벌이 동일하다"며 "리베이트 수수를 공무원의 뇌물 수수 행위와 동질하게 보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