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로얄부페에서 개최된 중랑구의사회 23차 정기총회에 한 남자가 들어서자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으며 귀빈석으로 이끈다.
그는 다름아닌 중랑구약사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준 회장. 25년만에 처음으로 약사회장이 의사회에 참여한 것이다.
사실 지역 약사회장이 의사회 총회에 나서는 일은 보기 드믄 일이다. 하지만 중랑구 의사회와 약사회는 서로 총회에 오고가며 우정을 쌓고 있다.
이같은 일은 박성호 중랑구의사회장이 이범준 회장의 취임식에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20년이 넘는 동안 왕래가 없었던 두 단체간에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다.
그 이후 두 단체는 지역내 의료봉사는 물론, 다양한 사업을 공유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성호 중랑구의사회장은 "의료계의 쌍두마차인 의사와 약사가 힘을 합치며 화합하니 참으로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며 "이 좋은 것을 왜 지금가지 못했는지 아쉬울 뿐"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범준 중랑구약사회장도 같은 생각이다. 의사-약사단체가 반목할 이유보다는 함께 가야할 이유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이병준 중랑구약사회장은 "의-약단체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반목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총회에 와보니 모두 잘살것만 같던 의사들도 여러가지 힘든 점이 많은 것 같아 동질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와 약사는 보건의료정책에 맞서 함께 싸워야할 동지 아니겠느냐"며 "앞으로도 중랑구의사회와 약사회가 힘을 합쳐 불합리한 제도에 투쟁해가자"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때문인지 중랑구의사회는 다양한 기록들을 내놓으며 의사회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회비납부율이 95%에 달하는 것. 다른 구의사회들이 저조한 회비납부율과 미등록회원들로 고민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인지 중랑구의사회는 이날 40여년간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회비를 내온 회원 4명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날 공로패를 받은 문영철 회원(망우기독병원)은 "돈으로 사람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40여년간 직원들 월급을 줬지만 단 하루도 날짜를 넘긴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