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여학생과 여자 전공의 약 20%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자 전공의 10명 중 1명은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성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여자의사회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3개월간 여자 전공의 3805명과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인 여학생 19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학생 및 여자 전공의들이 성차별과 성추행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 성별이 영향을 얼마나 끼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여자 전공의 1223명 중 493명(40.3%)가 '아주 많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631명(51.6%)가 '약간 있다'고 답했다.
또 '성별의 영향이 전혀없다'는 답변은 13명(1.1%)에 불과해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성차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련과정에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겪은 경험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여자 전공의 전체응답자 1223명 중 228명(18.6%)가 '가끔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7명(0.6%)는 '자주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여학생의 경우에도 전체 응답자 1209명 중 183명(15.1%)가 '성희롱 혹은 성추행 경험이 가끔있다'고 했으며 11명(0.9%)는 '자주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또 주변의 사례를 묻는 질문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성희롱 혹은 성추행 경험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전공의의 경우 전체 응답자 1223명 중 501명(41%)가 '가끔 들은적 있다'고 했으며 36명(3%)가 '자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혹은 성추행을 한 상대로는 여학생의 경우 교수·전문의가 41%, 전공의·조교가 27%, 동료학생 23%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자 전공의들은 교수·전공의가 46%, 상급전공의 33%, 동료전공의 10%순으로 집계됐다.
예비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성희롱 장소에는 여학생들은 53%가 '회식중'을, 여자 전공의 다수가 '진료중'과 '회식중'을 꼽았다.
또한 진로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출산'과 '육아', '결혼'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학생 및 여자전공의 모두 약 61%가 '결혼이 진로에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도 여학생과 여자 전공의 61%이상이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여자의사회 측은 "의료계는 특수한 상하관계 하에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학생 및 여자전공의들이 교육 및 근무상황, 회식자리에서 상급자들의 성희롱 및 성추행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며 "이에 대한 상담이나 대처방안 등에 대한 교육,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을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서 및 제도가 요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