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이 도입된 이후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단체접종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단체접종에 대해 강력하게 제동을 걸자니 접종을 받는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고 이를 지켜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9일 산부인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모 대학교에서 의료기관보다 저렴한 가격에 단체접종을 실시, 인근 산부인과가 울상이다.
단체접종을 실시하는 업체 혹은 기관은 병·의원 보다 싼 비용에 예방접종을 해주기 때문에 접종을 계획했던 이들이 대거 몰리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자궁경부암 단체접종은 학교 혹은 직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대규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개원의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직장이나 학교 내에서 단체접종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선호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가 자칫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경우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지역 보건소에 강격한 단속을 촉구하는 등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허공에 메아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산부인과의사회 강중구 경기지회장은 "자궁경부암 백신 단체접종으로 회원들의 불만이 높아짐에 따라 얼마 전에도 지역 보건소 측에 문제제기 했지만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백신 단체접종은 백신이 시장에 풀리면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건소 혹은 복지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