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사의 구인이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새 급증한 노인요양병원이 물리치료사를 대거 채용하는 바람에 구인난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14일 정형외과 개원가에 따르면 해마다 물리치료사의 구인난이 심해진다는 것이 공통의 의견이었다.
인천의 S정형외과 원장은 "연봉 문제 등 다른 문제보다 노인요양병원 급증이 개원가 물리치료사 구인난의 주범이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채용하는 물리치료사의 규모는 대략 10여명 이상. 정형외과 한 의원 당 2~3명을 채용하는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더 채용하는 셈이다.
물리치료사 합격자는 2007년 2418명, 2008년 2519명, 2010년 3112명, 올해는 2811명으로, 매년 배출 인원은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원가에서의 구인난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S정형외과 원장은 "환자들을 봐야하는 정형외과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연봉을 올려주면서 물리치료사를 붙들어 두고 있지만 사실상 수지타산도 맞지 않는 형편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도 문제를 공감했다.
이홍근 부회장은 "비단 노인요양병원뿐만 아니라 최근 한의원, 산부인과, 심지어는 안과에서도 물리치료사를 고용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들이 물리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환자 유인용 물리치료가 범람하면서 정작 '치료'가 필요한 정형외과 등 일선 개원가에서 물리치료사를 구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또 최근 대법원의 "한의사는 물리치료사 지도권 없다"는 판결이 있었지만 일선에서는 아직도 알음알음 물리치료사를 고용한 한의원이 많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홍근 부회장은 "물리치료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정형외과끼리 연봉을 높이며 인원을 빼가는 '스카웃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물치사가 그만둘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물치사 1명당 외래 30명 제한을 철폐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