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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폭증 예견된 수순…당장 우선순위 재정립 해야"

발행날짜: 2019-11-24 18:43:32

대한신경외과학회, 의협과 함께 복지부에 의견 개진 계획
"고령화 사회 퇴행성 질환 급여 감당 못해…재검토 필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일명 문재인 케어로 인해 MRI 건수가 폭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신경외과의사회가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문 케어 시행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던데다 이미 검사 폭증으로 수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신경외과학회 한동석 회장은 2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추계연수강좌에서 MRI 급여화의 문제점을 이같이 지적하고 전면적인 재검토를 주문했다.

한 회장은 "MRI 급여화로 인한 후폭풍은 이미 급여화 이전에 의료계에서도 수없이 지적했던 문제"라며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급여를 추진하면서 예견됐던 문제들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MRI 급여화 이후 검사 건수가 예상보다 폭증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이에 대한 관리책을 준비중에 있는 상황이다.

의료평가조정위원회를 통해 MRI에 대한 적정성 평가 카드를 들고 나온 것. 정부가 직접 MRI 건수 증가를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신경외과의사회는 단순히 이러한 물리적 통제만으로는 이미 터져버린 둑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차례 지적된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러한 단기 처방보다는 문 케어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한동석 회장은 "이미 MRI 급여화로 1조원대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고 조만간 MRI 하나로만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처방보다는 원점으로 돌아가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는만큼 이제라도 MRI 검사의 우선 순위를 재정립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회장은 "사실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허리가 아프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찾기 힘들다"며 "특히 일정 나이 이상의 노인들은 MRI를 찍는 즉시 갖가지 퇴행성 증상들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결국 척추 MRI는 찍고 나면 절대로 삭감하지도 못할 만큼 뚜렷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척추와 근골격계 MRI를 과연 지금부터 급여화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뇌혈관 질환이나 결핵 등 국가 전염병 등 생명이나 장애와 직결되는 수많은 항목들을 제쳐놓고 척추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MRI를 계속해서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이다.

한 회장은 "사망률과 장애와 직결되는 질환과 검사들도 아직 급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계속해서 MRI 급여 범위를 넓혀가는 것은 우선 순위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며 "한정된 예산으로 어떻게 국민 건강에 더 효율적으로 투입할 것인지를 다시 돌아볼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마찬가지 의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복지부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급여화 속도를 늦출 수 없다면 최소한 생명과 관련된 우선 순위만이라도 다시 잡아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