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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제 케타민 중증 우울증 치료제로 재탄생하나

발행날짜: 2020-06-01 11:34:48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환자 70% 저용량에 반응
세로토닌 1B 작용 기전도 규명…도파민 분출 자극

수면 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이 기존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는 중증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타민이 세로토닌 1B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효과를 규명한 것으로 향후 표적 약 개발에 큰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수면 마취제 케타민이 중증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미카엘 타이거(Mikael Tig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케타민이 중증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 정신의학회지(Translational Psychiatry)에 그 결과를 공개했다(doi.org/10.1038/s41398-020-0844-4).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저용량 케타민이 특정 우울증 환자 일부에게 작용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경험적 요법으로 처방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의학적 근거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우울증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케타민 군과 위약 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최대 72시간 동안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을 통해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케타민을 처방한 환자의 70%가 우울증 등급 척도가 낮아지며 약물에 반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응률이 70%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미카엘 박사는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과 질환이지만 약 30%의 환자들은 기존의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환자들에게 저용량 케타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케타민이 중증 우울증에 작용하는 기전까지 밝혀냈다. 바로 세로토닌 1B 수용체가 그 열쇠다.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케타민의 작용 기전이 PET 영상을 통해 명확하게 보여진 셈. 케타민이 환자의 세로토닌 1B 수용체를 증가시키고 이 수용체가 도파민 방출을 증가시켜 우울증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미카엘 박사는 "케타민이 중증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 외에도 어떻게 이를 개선하는지에 대한 기전까지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며 "추후 세로토닌 1B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 약물 개발에도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