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만 엉클조 멤버스 대표
정 과장의 비명
요즈음 정꼼수 과장은 짜증이 유난히 심해졌다. 물론 본인도 오르는 기름값, 월급은 2년째 제자리, 회사의 구조조정 소문, 유일한 재산인 집값 하락 등의 기분 좋은 소식이 없어서 그렇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을 찌푸리고 정말 살기 힘들다며 투덜거리는 그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언제는 안 그랬나? 원래 인생이란 게 그런 때도 있고 저런 때도 있기 마련인데 왜들 그러는 것이지?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는 얼굴을 하기가 힘들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잘 안된다는 것이다. 회사도 힘들고 사업도 그렇고 가정도, 개인도 좀처럼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지난 주 만난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모두가 유럽 때문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해서 박스권 장세를 오가는 것도 그 때문이고 정꼼수 과장의 짜증도 유럽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정과장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유럽이 왜 2012년의 그 먼 한국에 이렇게 심한 어려움을 주는 것일까?
증권사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이 친구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이유도 모르고 짜증을 계속 내는 것은 꼼수를 부리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의 겉과 속
유럽은 그동안 살기 좋은 나라라는 대명사처럼 불리던 곳이다. 중세부터의 멋진 전통과 문화재 그리고 국민성이 모두 품격이 있는 가보고 싶은 나라이고, 기회가 되면 여행지의 손가락에 우선으로 꼽히는 지역이었다. 정꼼수 과장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15박16일 일정 정도의 여행을 한번 가보리라 생각하던 곳이 바로 유럽이었다.
특히 스페인의 투우, 이탈리아의 유적지들, 그리스의 고대 문화, 포르투칼의 해변은 말로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남유럽의 명소가 아닌가? 하지만 이번 유럽재정위기의 가장 중심지가 그 지역이라니…
유럽은 안정된 사회이다. 역사와 전통이 국민성을 여유있게 만들었고 특히 사회복지는 전세계 어디를 돌아봐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사회복지가 지금의 재정위기를 확대시킨 최고의 이유라는 것도 정말 세상은 새옹지마라는 옛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지속되어 온 고령화는 노인을 비롯한 복지정책을 삐걱거리게 만들었고 생산이 가능한 젊은층의 감소는 국가의 재정을 지출 확대, 수입 감소라는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던 중 2008년 미국발 서브프리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는 곪았던 상처가 터지는 기회가 됐으니 전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생산이 축소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실업자가 많아지니 실업급여 지출은 더욱 늘고 더 이상 정부는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정부의 금고가 바닥난 것이니 그런 상태에서는 국가가 발행하는 국채도 다른 나라가 부도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꺼리니 결국 자존심도 버리고 IMF, 유럽은행 등에 돈을 빌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유로존의 함정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으로 묶인 그들은 유로라는 화폐로 단일화하여 유로존은 이미 공동 운명체가 되었으니 한곳이 쓰러지면 다른 곳도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것이다.
특별히 그리스 같이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국가는 더욱 국부가 유출되어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위기를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장애물이 아닌 것이다.
IMF나 유럽은행이 이 위기의 나라들에게 구제 금융을 시행하면서는 반드시 우리나라에게 IMF가 요구한 것처럼 구조조정이라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 내용은 복지정책의 축소를 골자로 한 지출 축소, 세금 증대 등 지금까지의 복지를 국민들에게서 빼앗아야 하는 것 들이다. 국민들이 이 사실을 반가워 할 리가 없다. 그래서 격렬한 데모도 하는 것이고 그런 정책을 반대하는 좌파가 선거에서 이기는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모든 내용의 배후에는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권의 근시안적인 꼼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정책 남발을 시작으로 받아먹으며 좋아하다가 이제는 터지니까 다시 국민에게 해결안을 정책으로 강요하는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방법 - 한국도 이런 문제를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시대를 맞으면서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인들의 후회
이제 문제는 위기를 겪는 유럽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의 문제이다. 앞으로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지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세금을 더 내는 방향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할 방법이 없고 누구도 도와주려고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악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존심을 구기고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국민투표부터 스페인, 이탈리아의 행동이 유럽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도와주려는 독일과 프랑스의 어려움도 매 한가지일 것이다. 이제 6월과 7월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것이 멀리 떨어진 한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잘 풀리기를 기대한다. 유럽이 살지 않으면 우리의 중요한 수출시장이 침체되어 관련된 기업과 그 기업에서 살고 있는 많은 가계의 어려움은 지속될테니…
요즈음 정꼼수 과장은 짜증이 유난히 심해졌다. 물론 본인도 오르는 기름값, 월급은 2년째 제자리, 회사의 구조조정 소문, 유일한 재산인 집값 하락 등의 기분 좋은 소식이 없어서 그렇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을 찌푸리고 정말 살기 힘들다며 투덜거리는 그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언제는 안 그랬나? 원래 인생이란 게 그런 때도 있고 저런 때도 있기 마련인데 왜들 그러는 것이지?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는 얼굴을 하기가 힘들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잘 안된다는 것이다. 회사도 힘들고 사업도 그렇고 가정도, 개인도 좀처럼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 지난 주 만난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모두가 유럽 때문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해서 박스권 장세를 오가는 것도 그 때문이고 정꼼수 과장의 짜증도 유럽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정과장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유럽이 왜 2012년의 그 먼 한국에 이렇게 심한 어려움을 주는 것일까?
증권사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이 친구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이유도 모르고 짜증을 계속 내는 것은 꼼수를 부리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의 겉과 속
유럽은 그동안 살기 좋은 나라라는 대명사처럼 불리던 곳이다. 중세부터의 멋진 전통과 문화재 그리고 국민성이 모두 품격이 있는 가보고 싶은 나라이고, 기회가 되면 여행지의 손가락에 우선으로 꼽히는 지역이었다. 정꼼수 과장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15박16일 일정 정도의 여행을 한번 가보리라 생각하던 곳이 바로 유럽이었다.
특히 스페인의 투우, 이탈리아의 유적지들, 그리스의 고대 문화, 포르투칼의 해변은 말로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남유럽의 명소가 아닌가? 하지만 이번 유럽재정위기의 가장 중심지가 그 지역이라니…
유럽은 안정된 사회이다. 역사와 전통이 국민성을 여유있게 만들었고 특히 사회복지는 전세계 어디를 돌아봐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사회복지가 지금의 재정위기를 확대시킨 최고의 이유라는 것도 정말 세상은 새옹지마라는 옛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지속되어 온 고령화는 노인을 비롯한 복지정책을 삐걱거리게 만들었고 생산이 가능한 젊은층의 감소는 국가의 재정을 지출 확대, 수입 감소라는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던 중 2008년 미국발 서브프리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는 곪았던 상처가 터지는 기회가 됐으니 전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생산이 축소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실업자가 많아지니 실업급여 지출은 더욱 늘고 더 이상 정부는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정부의 금고가 바닥난 것이니 그런 상태에서는 국가가 발행하는 국채도 다른 나라가 부도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꺼리니 결국 자존심도 버리고 IMF, 유럽은행 등에 돈을 빌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유로존의 함정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으로 묶인 그들은 유로라는 화폐로 단일화하여 유로존은 이미 공동 운명체가 되었으니 한곳이 쓰러지면 다른 곳도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것이다.
특별히 그리스 같이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국가는 더욱 국부가 유출되어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위기를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장애물이 아닌 것이다.
IMF나 유럽은행이 이 위기의 나라들에게 구제 금융을 시행하면서는 반드시 우리나라에게 IMF가 요구한 것처럼 구조조정이라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 내용은 복지정책의 축소를 골자로 한 지출 축소, 세금 증대 등 지금까지의 복지를 국민들에게서 빼앗아야 하는 것 들이다. 국민들이 이 사실을 반가워 할 리가 없다. 그래서 격렬한 데모도 하는 것이고 그런 정책을 반대하는 좌파가 선거에서 이기는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 모든 내용의 배후에는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권의 근시안적인 꼼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정책 남발을 시작으로 받아먹으며 좋아하다가 이제는 터지니까 다시 국민에게 해결안을 정책으로 강요하는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방법 - 한국도 이런 문제를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시대를 맞으면서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럽인들의 후회
이제 문제는 위기를 겪는 유럽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의 문제이다. 앞으로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지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세금을 더 내는 방향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해결할 방법이 없고 누구도 도와주려고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악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존심을 구기고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국민투표부터 스페인, 이탈리아의 행동이 유럽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도와주려는 독일과 프랑스의 어려움도 매 한가지일 것이다. 이제 6월과 7월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것이 멀리 떨어진 한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잘 풀리기를 기대한다. 유럽이 살지 않으면 우리의 중요한 수출시장이 침체되어 관련된 기업과 그 기업에서 살고 있는 많은 가계의 어려움은 지속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