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존율 앞세운 렉라자 병용요법 글로벌 표준 등극 초읽기
유한양행의 국산 폐암신약 렉라자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기존 표준 치료법보다 생존율을 1년 이상 늘린다는 임상근거를 확보하면서 표준요법의 지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38개월 수준인 표준 치료법보다 1년을 더 늘리며 최대 50개월을 초과하는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거듭될수록 차이가 벌어진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동시에 지난해 렉라자(레이저티닙),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 단독요법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온데 이어 병용요법 또한 국내 허가돼 임상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적절한 치료전략 마련이 향후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란 평가다.50개월 OS, 병용요법 '메인옵션' 시대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 연례학술대회(ELCC 2025)에서 MARIPOSA 임상3상 연구의 최종 OS 데이터가 공개됐다.국내 제약업계와 임상현장에서 특히 관심을 더 가지는 이유는 국산 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 유한양행)를 활용한 연구이기 때문이다.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신약으로 엑손 19, 엑손 21(L858R)을 타깃하는 3세대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다. 존슨앤드존슨(J&J)은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해 엑손 20과 MET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옵션 리브리반트와(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 유효성을 평가하는 MARIPOSA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429명), 타그리소 단독요법군(429명), 그리고 기여도 분석을 위한 렉라자 단독요법군(216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이 전체 생존기간 면에서 유이한 차이가 관찰됐다. 특히 관찰기간 42개월 시점에서 양군의 생존 곡선이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앞서 J&J가 공개한 임상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이 OS 결과에서 타그리소 단독군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ELCC 2025에서 대만 국립대 제임스 양(James Yang) 교수가 발표한 최종 OS 데이터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타그리소 단독군 대비 사망 위험을 25% 낮췄다(HR=0.75, 95% CI: 0.61–0.92, P<0.005). 병용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도달하지 않았으며, NE(95% CI: 42.9–NE)로 분석됐고, 타그리소 단독군은 36.7개월(95% CI: 33.4–41.0)로 확인됐다.특히, 제임스 양 교수는 36개월 이후의 양군의 생존 곡선을 주목했다. 36개월 시점 전체생존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 60%, 타그리소 단독군은 51%로 집계된 이후 42개월 시점에서 각각 56%와 44%를 기록했다. 36개월 시점에서는 양군이 9%의 차이를 보였지만 8개월 이후 42개월 시점에서는 12% 차이로 양군의 생존 곡선이 더 벌어졌음을 뜻한다.여기에 렉라자와-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두 개 내 질병 진행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 두 개 내 무진행 생존기간(intracranial Progression-Free Survival, iPFS) 중앙값은 각각 25.4개월과 22.2개월로 집계됐다(HR=0.79, 95% CI 0.61-1.02, P=0.08). 두 개 내 반응지속기간(intracranial Duration of Response, iDoR) 또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이 35.7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29.6개월을 상회했다.라자와-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두 개 내 질병 진행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아울러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했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EGFR 또는 MET 억제제 관련 반응으로, 대다수가 1~2등급 수준이었다. 연구를 발표한 제임스 양 교수는 "15년 전 EGFR 돌연변이 양성 NSCLC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게피티닙)의 OS 데이터가 20개월이었으나 3세대 EGFR TKI 타그리소의 경우 3년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OS를 2년에서 3년으로, 이제는 4년 이상으로 바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양 교수는 "이상반응 대부분은 치료 시작 후 4개월 이내 발생했다"며 "예방 조치를 통해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글로벌 시장 세대교체 빨라질 듯이제 관심은 기존 표준요법인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OS를 1년 이상 연장시킨 결과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미국과 유럽 허가 후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가운데 글로벌 선호 요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단 글로벌 표준으로 인식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는 1차 치료로 ▲타그리소 단독요법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등을 가장 높은 수준(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중 유일하게 타그리소 단독요법만이 선호(Preffered) 요법으로 인정하고 있다.NCCN은 비소세포폐암 분야 가이드라인을 발췌한 것이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옵션에 렉라자+리브리반트가 타그리소가 보유한 선호요법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즉 이번 MARIPOSA OS 데이터 결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선호' 치료옵션 지위가 바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차 치료옵션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활용해야 내성 발생에 따른 2차 옵션 활용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기회가 많은 것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처음부터 항암화학요법을 활용한 환자군과 비교해 전체적인 OS 면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이 가운데 글로벌 의약품 시장 분석기관 퍼스트워드파마(Firstword Pharma)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미국에서 승인된 이후 설문의 응답한 종양 전문의 71%가 1차 요법으로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종양 전문의 10명 중 6명은 기존 표준요법과 비교해 확인된 OS 혜택이 '높은' 또는 '매우 높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OS 데이터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병용요법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는 평가다. MARIPOSA 임상을 총괄한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종양내과)는 "전례가 없던 데이터로 사실 개인적으로 표준 치료법보다 mOS가 7개월 이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라며 "1차 치료에서 1년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제공하는데 어떤 의료진이 단독요법을 선택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조병철 교수는 "키트루다가 항암화학요법 대비 16개월 가까운 OS 혜택을 제공했다. 이후 면역항암제 사용은 당연해졌다"며 "앞으로 1차 요법에서 3세대 EGFR-TKI 단독요법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