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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술로봇, 글로벌 넘어 국내로…다빈치 독주 흔들까

[메디칼타임즈=이한수 기자] 중국 수술로봇 기업들이 해외 수주와 병원 공급을 늘리며 다빈치 중심의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 학회에서 제품 전시와 수술 시연을 확대하고 임상 근거를 축적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허가와 연구·교육 협력을 통해 시장 진입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중국 수술로봇 제품들. 위 왼쪽부터 마이크로포트 메드봇 투마이, 에지메디컬 다공 수술로봇, 아래 왼쪽부터 세이지봇 캉둬 SR2000, 서저리로보틱스 수루이 SP. 사진=MicroPort·Edge Medical·Beryl Med·IRCAD21일 의료기기업계와 기업 공시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포트 메드봇은 지난 6월 투마이의 세계 누적 상업용 수주가 3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에지메디컬도 올해 상반기 설치·인도한 수술로봇 58대 중 49대를 해외에 공급했다. 다른 중국 업체들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이지봇의 캉둬는 유럽 의료기기규정(MDR)에 따른 CE 인증을 확보했으며, 서저리로보틱스의 단일공 수술로봇 수루이는 스페인 발데브론대학병원에서 소아 신장·요관절제술에 활용됐다. 캉둬와 다빈치 Xi를 비교한 대장암 환자 100명의 다기관 무작위연구에서는 3년 추적자료도 발표됐다. 제품 전시를 넘어 해외 인허가와 실제 수술 경험, 임상 근거를 확보하는 단계로 경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학회에 가면 중국 수술로봇 업체들의 참가와 제품 전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장비의 기본 구조와 수행할 수 있는 수술이 유사하다면 가격 측면의 경쟁력이 병원의 도입 검토에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경쟁 확대의 배경으로는 다빈치의 일부 기본 기능 특허 만료에 따른 후발 플랫폼 개발 활성화가 거론된다. 다만, 외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성능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거나 가격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튜이티브의 다빈치 5 수술로봇. 사진=인튜이티브선두업체의 사업 기반도 여전히 크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이 현지시간 20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세계 다빈치 설치 대수는 1만2094대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3분기 다빈치 수술 건수도 14%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대형병원뿐 아니라 비뇨의학과 개원가로도 수술로봇 활용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 개원한 서울의 한 비뇨의학과 의원은 공식 장비 안내에 다빈치X 수술 시스템을 명시하고 전립선·신장·요관 수술을 적용 분야로 소개하고 있다. 수요층이 의원급까지 넓어지면서 장비 구매가격뿐 아니라 기구·소모품, 유지보수와 의료진 교육에 드는 비용도 경쟁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왼쪽부터 미래컴퍼니 레보아이, 리브스메드 스타크, 로엔서지컬 자메닉스. 사진=각 사 홈페이지국내 기업들도 임상 경험과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 기반을 쌓고 있다. 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는 원자력병원에서 올해 3월 수술 500례를 달성했다. 병원은 여러 진료과의 공동연구와 국내외 의료진 교육을 통해 활용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은 당시 기념행사에서 "국산 제품이 살아야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인력도 늘어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이 다른 의료기기와 의료산업으로도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브스메드는 지난 8월 복강경 수술로봇 스타크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장결석 수술에 특화한 로엔서지컬의 자메닉스도 지난 8월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입됐다. 국내 기업들도 범용 복강경 로봇부터 특정 술기용 장비까지 개발과 임상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업체의 국내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허가를 받은 투마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포트와 고려대 안암병원은 지난 6월 17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새로운 수술 술기와 치료법의 공동 개발, 임상 적용 연구, 의료진 교육·훈련 협력 등이 주요 내용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중국 제품의 기술 발전을 인정하면서도 장기간 축적한 사용 경험과 신뢰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 대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중국 로봇의 기술력이 많이 좋아졌고 기존 제품을 상당히 따라왔다"며 "다만, 다빈치는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왔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이 전문가는 원격수술의 발전도 기술과 제도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격수술을 하려면 로봇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고 통신망이 끊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것과 실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국내 허가 범위에 대해서도 "투마이는 원격수술이 가능한 로봇이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수술을 하는 용도로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구분했다.그는 "환자 안전에 대한 책임 소재와 법적·윤리적 문제,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환자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강석호 교수가 대한비뇨의학회 정기학술대회 현장에서 중국 상하이에 설치된 수술로봇을 원격으로 조작,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수술을 성공했다.국내에서 진행된 국가 간 원격수술 실증도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는 지난 16일 대한비뇨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서울 코엑스의 투마이 콘솔을 조작해 약 870㎞ 떨어진 중국 상하이의 동물모델을 수술했다.강석호 교수는 "이번 실증은 한국과 중국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 실제 수술 환경에서 원격수술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기반이 갖춰진다면 원격수술은 전문 의료진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 업체들이 해외 공급과 임상 경험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 과제도 넓어지고 있다. 장비 개발과 허가에 이어 수술 성적, 운영비, 의료진 교육과 사후지원에서 병원이 선택할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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