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강의를 줄이고 인문학 강의를 늘리니 오히려 학생들 성적이 오르더군요. 다른 것 보다 바른 의사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빛을 발한 것 같아 행복합니다."

대구가톨릭의대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의사 국가시험에서 응시생 전원이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이끈 안기성 학장은 '자율성'을 강조했다.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주면 충분히 성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안 학장은 24일 "수년 전부터 의학 강의를 대폭 줄이고 인문학과 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크게 늘렸다"면서 "우려도 많았지만 뛰어난 의사보다는 바른 의사를 키워야 한다는데 공감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강의를 줄이자 오히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며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암기식 교육을 버린 것이 오히려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대구가톨릭의대만의 가족적인 분위기도 성과를 높이는데 한 몫했다고 평가했다.

타 의대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교수진이 많고 학생수가 적어 사제간에 끈끈한 정이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안 학장은 "대구가톨릭의대는 그 어느 대학보다 교수와 학생간 사이가 가깝다"며 "특히 병원과 의대가 붙어 있어 1학년부터 졸업생, 교수까지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학습을 이끌어 주는 학풍이 정립됐다"고 말했다.

실기시험에 대한 노하우도 대구가톨릭의대의 장점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기시험센터를 갖추고 쌓아온 노하우는 타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안기성 학장은 "대구가톨릭의대 실기시험센터는 대구, 경북지역은 물론, 타 지역 의대에서도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우수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실기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 학장은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설 투자와 교육과정 개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안 학장은 "조만간 의대 건물 신축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교육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강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토론식 수업 등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현재 하루 8시간의 강의 시간을 5시간으로 강제로 줄이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