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성명서 "의과학자 양성 목적, 현실성 없다"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이용… 체계적 교육 고민 먼저해야"
의과학자 양성을 이유로 카이스트(KAIST)에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병원 건립 추진 소식이 들리자 젊은의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충청북도, KAIST,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KAIST 의전원, 병원 건립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KAIST 주변 지역에는 이미 여러개의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이 들어서 있다"라며 "대규모 병원을 또 짓는다는 것은 현실성도 떨어지고 KAIST가 충북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배출된 의료진의 현황을 보면 대부분 임상의로 활동하고 있다"라며 "의전원을 처음 설립할 때 우수한 의과학자를 배출한다는 계획은 거창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제도적 보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두 곳 밖에 남지 않은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봤을 때 KAIST가 의전원을 다시 설립하겠다는 것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의전원 체제에서 다시 의대로 회귀하는 현실, 의전원 시대가 이미 끝났다는 것은 대학들이 자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명목 하나만으로 KAIST에 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배경은 젊은의사들에게 가히 가학적"이라고 했다.
이어 "의사과학자를 꿈꾸고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썩은 인프라를 경험하고 되려 임상을 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명의 의과학자가 탄생하기까지, 초등부터 대학 교육까지 체계적이고 정립된 교육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게 대전협의 주장.
대전협은 "의과학을 위한 캠퍼스만 확보한다고 과학자들이 쏟아질 거라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언제까지 이런 탁상공론에 대한민국 젊은 의사들이 혼란에 휩싸여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부지와 병원설립, 운용에 필요한 1조원 넘는 세금으로 100억원의 가치조차 못할 것이 뻔한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 환자를 정치광고에 이용하는 행태는 더이상 그만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