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공단, 1차협상 마무리…공단, 환산지수 연구 나와
대한병원협회 등 5개 의약단체와 건강보험공단간의 1차 수가협상이 끝났다.
첫 협상은 양측이 협상안을 내놓기 보다는 탐색전 성격을 지닌 것이어서, 본격적인 수가협상은 지금부터다.
하지만 1차 협상에서 드러난 양측의 올해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치의 격차가 확연해, 의약단체와 공단이 자율 계약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재정 흑자인데…" 기대감 높은 의약단체
1차 협상에서 의·병협, 약사회 등 공급자단체는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흑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수지 흑자는 8월 현재 2조4487억원에 이르며, 당기수지 흑자분도 1조5536억원에 이른다.
약사회 박인춘 이사는 협상장에서 처음 꺼낸 말이 "올해 공단이 재정을 잘 운영해서 흑자를 기록했다"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공급자단체의 이같은 요구는 수가인상에 대한 각 단체 회원들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어서, 수가협상 결렬이나 낮은 수가인상률에 대한 대한 공급자단체의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계는 친의사 정부라는 이명박 정부와의 첫 수가협상이라는 점에서, 이전 정부보다는 수가 기대치를 더욱 높게 잡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노무현 정부에도 2.3%를 받았는데, 주변 여건이 좋아진 상황에서 작년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면 회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겠냐"면서 "재정 흑자와 이명박 정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4~5%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B품목 외래진료비, 보험료 인상 최대한 '억제'
공급자단체의 수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협상의 파트너인 건강보험공단에게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수가협상 가이드라인을 아직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예년보다 낙관적이라고 보기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공단 김경삼 실장은 "공급자들이 재정수지 흑자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올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에는 보험료가 6.4% 올라,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2.3%라는 수가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물가가 4%이상 오른 상황에서 보험료의 대폭적인 인상은 결국 물가 상승을 불러 일으킬 것이 분명하기에 정부로서는 주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외래진료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목한 52개 MB품목 중 하나이기에 최대한 인상요인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복지부가 전년도 수가 및 보험료 인상분을 기준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기획재정부가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가 협상에 참여했던 좌훈정 전 의협 보험이사는 "소비자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수가의 대폭 인상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재정은 여유가 있는데, 이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반영해 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환산지수 연구'…병원, 약국 '악재'
건강보험공단의 환산지수 연구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단 환산지수 연구결과의 전 공급자단체에 수가인상보다는 수가인하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공단의 환산지수 연구는 각 의약단체간의 수가 차이를 반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때문에 환산지수 연구를 근거로 올해도 공단은 의협에 가장 높은 수가인상률을 병협과 약사회가 가장 낮은 수가인상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를 수행한 김진현 교수는 "급여비 증가율이 올해 다소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 "특히 병원급의 급여비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연구와 종별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병원 내에서 상대적 격차가 작년, 재작년에 비해 더 벌어졌다"면서 "약국의 조제료도 고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단의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에서 무려 17% 인하하는 안이 나왔음에도, 결국 1.7%의 인상률을 얻어낸 약사회는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힘겨운 방어전이 예상된다.
"총 급여비의 증가만이 아니라 원가수준, 종별 특성 등을 고려해 협상에 임해 달라"는 병원협회 역시 쉽지 않은 협상을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의·병협, 명분이냐 실리냐 '선택의 기로'
결국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대폭적인 인상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약단체는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협상에서 의협은 2.5% 인상이라는 공단의 마지막 카드를 거부함으로써, 건정심에서 2.3%를 얻어냈다. 어부지리로 약사회는 1.7%의 수가인상안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협의 경우 내년초 회장 선거가 있다는 점도 고려할 사안이다.
만약 의·병협이 명분을 선택해 건정심을 선택할 경우 약사회, 치협, 한의협 등은 다소나마 유리한 조건의 실리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좌훈정 전 이사는 "의협도 현실적으로 사용할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아마도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계와 두루 친분이 있는 신임 정형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수가 계약 의지가 이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만 하다.
첫 협상은 양측이 협상안을 내놓기 보다는 탐색전 성격을 지닌 것이어서, 본격적인 수가협상은 지금부터다.
하지만 1차 협상에서 드러난 양측의 올해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치의 격차가 확연해, 의약단체와 공단이 자율 계약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재정 흑자인데…" 기대감 높은 의약단체
1차 협상에서 의·병협, 약사회 등 공급자단체는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흑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수지 흑자는 8월 현재 2조4487억원에 이르며, 당기수지 흑자분도 1조5536억원에 이른다.
약사회 박인춘 이사는 협상장에서 처음 꺼낸 말이 "올해 공단이 재정을 잘 운영해서 흑자를 기록했다"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공급자단체의 이같은 요구는 수가인상에 대한 각 단체 회원들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어서, 수가협상 결렬이나 낮은 수가인상률에 대한 대한 공급자단체의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계는 친의사 정부라는 이명박 정부와의 첫 수가협상이라는 점에서, 이전 정부보다는 수가 기대치를 더욱 높게 잡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노무현 정부에도 2.3%를 받았는데, 주변 여건이 좋아진 상황에서 작년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면 회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겠냐"면서 "재정 흑자와 이명박 정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4~5%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B품목 외래진료비, 보험료 인상 최대한 '억제'
공급자단체의 수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협상의 파트너인 건강보험공단에게도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수가협상 가이드라인을 아직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예년보다 낙관적이라고 보기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공단 김경삼 실장은 "공급자들이 재정수지 흑자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올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에는 보험료가 6.4% 올라,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2.3%라는 수가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물가가 4%이상 오른 상황에서 보험료의 대폭적인 인상은 결국 물가 상승을 불러 일으킬 것이 분명하기에 정부로서는 주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외래진료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목한 52개 MB품목 중 하나이기에 최대한 인상요인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복지부가 전년도 수가 및 보험료 인상분을 기준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기획재정부가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수가 협상에 참여했던 좌훈정 전 의협 보험이사는 "소비자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수가의 대폭 인상은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재정은 여유가 있는데, 이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반영해 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환산지수 연구'…병원, 약국 '악재'
건강보험공단의 환산지수 연구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단 환산지수 연구결과의 전 공급자단체에 수가인상보다는 수가인하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공단의 환산지수 연구는 각 의약단체간의 수가 차이를 반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때문에 환산지수 연구를 근거로 올해도 공단은 의협에 가장 높은 수가인상률을 병협과 약사회가 가장 낮은 수가인상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를 수행한 김진현 교수는 "급여비 증가율이 올해 다소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 "특히 병원급의 급여비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연구와 종별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병원 내에서 상대적 격차가 작년, 재작년에 비해 더 벌어졌다"면서 "약국의 조제료도 고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단의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에서 무려 17% 인하하는 안이 나왔음에도, 결국 1.7%의 인상률을 얻어낸 약사회는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힘겨운 방어전이 예상된다.
"총 급여비의 증가만이 아니라 원가수준, 종별 특성 등을 고려해 협상에 임해 달라"는 병원협회 역시 쉽지 않은 협상을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의·병협, 명분이냐 실리냐 '선택의 기로'
결국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대폭적인 인상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약단체는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협상에서 의협은 2.5% 인상이라는 공단의 마지막 카드를 거부함으로써, 건정심에서 2.3%를 얻어냈다. 어부지리로 약사회는 1.7%의 수가인상안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협의 경우 내년초 회장 선거가 있다는 점도 고려할 사안이다.
만약 의·병협이 명분을 선택해 건정심을 선택할 경우 약사회, 치협, 한의협 등은 다소나마 유리한 조건의 실리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좌훈정 전 이사는 "의협도 현실적으로 사용할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아마도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계와 두루 친분이 있는 신임 정형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수가 계약 의지가 이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