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피해자 증언대회…"구제법 제정 시급"
"멀쩡했던 자식이 간단한 치료차 병원에 걸어들어갔다가 몇시간 만에 차디찬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증언대에 나선 A씨의 아들 B군(15세)은 유명 종합전문요양기관인 ㅇㅇ병원에서 휜 다리 교정수술을 받았다. 수술당일 저녁까지 멀쩡한 상태였던 B군의 상태가 급변한 것은 저녁 9시경.
B군은 의료진에게 호흡곤란과 고통 등을 호소했으나 주치의는 밤 11시 전화오더로 안정제 투여만을 지시했고, B군은 같은날 자정 호흡정지 및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결국 사망했다. 당시 병원에 있던 B군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119를 불러달라"는 것이었다.
환자측에 따르면 B군은 사망전 의료인에게 수차 고통을 호소했지만 사망에 이르기까지 담당의사의 방문 및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다음날 진료기록부를 열람한 결과 실제로 방문하지 않은 간호사 등이 수차 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수술동의서 마저 '변작' 되어 있었다.
A씨는 이날 "여러분들은 의료인을 얼마나 신뢰하십니까"라는 말로 증언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박은수 의원과 의료사고피해구제법제정을위한시민연대는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의료사고의 현재를 폭로한다'는 주제로 의료사고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통을 나누는 한편, 환자중심의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아나갈 것을 다짐했다.
증언대회에서 피해자들은 의료사고와 관련된 가슴아픈 사연들을 쏟아냈다.
분만과정상의 문제로 생후 26시간 만에 아이를 잃은 아버지, 다빈치 수술 후 과다출혈로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 휜 다리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목숨을 잃은 아들을 둔 부모 등.
이들은 공통적으로 의료사고 당시 의사가 제대로 설명이나 처치를 해주지 않았고,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진료기록부를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후 과다출혈로 남편을 잃었다는 C씨는 "병원측이 다빈치수술의 위험성이나 다른 대안들에 대한 언급도 없이 수술을 결정했고, 환자가 충분히 여유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수술동의서 서명을 받아갔다"면서 "의사가 다빈치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입증과정에서 의사들의 말바꾸기, 진료기록부 위변조 등을 경험했다는 사례들도 많았다.
산부인과 의료사고로 갓 태어난 아이를 잃었다는 D씨는 "의사가 아이의 사망원인을 태반조기박리라고 설명했지만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원인을 알 방법은 없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면서 "하지만 의사의 주장대로 태반조기박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태반은 이미 폐기처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D씨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죽었다, 아니 죽은 것이 아니라 뇌사다', ''태반 조기박리가 아닌 것 같다, 아니다 태반박리다', '집도는 J씨가 했다, 아니다 B씨가 했다'는 등 수도 없는 말바꾸기를 경험했다면서 "이런 핑계들이 의사의 면죄부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환자중심'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 한목소리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생채기를 내는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면서 환자중심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태현 정책국장은 "더이상 국민들의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행위와 관련한 국민의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히 구제할 수 있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의료행위는 그 전문성과 특성으로 인해 환자측에서 의료의 전 과정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때문에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법을 규정,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 또한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은 그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이해단체의 알력으로 2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번에야 말로 피해자를 구제하고 환자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 제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 시민중계실, 선한마리아인운동본부, 암시민연대,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환자복지센터,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 KANOS, 한국건강연대, 한국기스트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혈관기형환우회, 혈관질환자단체 등이 함께 참여했다.
증언대에 나선 A씨의 아들 B군(15세)은 유명 종합전문요양기관인 ㅇㅇ병원에서 휜 다리 교정수술을 받았다. 수술당일 저녁까지 멀쩡한 상태였던 B군의 상태가 급변한 것은 저녁 9시경.
B군은 의료진에게 호흡곤란과 고통 등을 호소했으나 주치의는 밤 11시 전화오더로 안정제 투여만을 지시했고, B군은 같은날 자정 호흡정지 및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결국 사망했다. 당시 병원에 있던 B군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119를 불러달라"는 것이었다.
환자측에 따르면 B군은 사망전 의료인에게 수차 고통을 호소했지만 사망에 이르기까지 담당의사의 방문 및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다음날 진료기록부를 열람한 결과 실제로 방문하지 않은 간호사 등이 수차 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수술동의서 마저 '변작' 되어 있었다.
A씨는 이날 "여러분들은 의료인을 얼마나 신뢰하십니까"라는 말로 증언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박은수 의원과 의료사고피해구제법제정을위한시민연대는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의료사고의 현재를 폭로한다'는 주제로 의료사고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피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통을 나누는 한편, 환자중심의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아나갈 것을 다짐했다.
증언대회에서 피해자들은 의료사고와 관련된 가슴아픈 사연들을 쏟아냈다.
분만과정상의 문제로 생후 26시간 만에 아이를 잃은 아버지, 다빈치 수술 후 과다출혈로 남편을 먼저 보낸 아내, 휜 다리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목숨을 잃은 아들을 둔 부모 등.
이들은 공통적으로 의료사고 당시 의사가 제대로 설명이나 처치를 해주지 않았고,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진료기록부를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후 과다출혈로 남편을 잃었다는 C씨는 "병원측이 다빈치수술의 위험성이나 다른 대안들에 대한 언급도 없이 수술을 결정했고, 환자가 충분히 여유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수술동의서 서명을 받아갔다"면서 "의사가 다빈치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입증과정에서 의사들의 말바꾸기, 진료기록부 위변조 등을 경험했다는 사례들도 많았다.
산부인과 의료사고로 갓 태어난 아이를 잃었다는 D씨는 "의사가 아이의 사망원인을 태반조기박리라고 설명했지만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원인을 알 방법은 없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면서 "하지만 의사의 주장대로 태반조기박리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태반은 이미 폐기처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D씨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죽었다, 아니 죽은 것이 아니라 뇌사다', ''태반 조기박리가 아닌 것 같다, 아니다 태반박리다', '집도는 J씨가 했다, 아니다 B씨가 했다'는 등 수도 없는 말바꾸기를 경험했다면서 "이런 핑계들이 의사의 면죄부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환자중심'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제정 시급" 한목소리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생채기를 내는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면서 환자중심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태현 정책국장은 "더이상 국민들의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행위와 관련한 국민의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히 구제할 수 있는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의료행위는 그 전문성과 특성으로 인해 환자측에서 의료의 전 과정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때문에 의료인이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법을 규정,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 또한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은 그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이해단체의 알력으로 2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번에야 말로 피해자를 구제하고 환자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 제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YMCA 시민중계실, 선한마리아인운동본부, 암시민연대,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환자복지센터,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 KANOS, 한국건강연대, 한국기스트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혈관기형환우회, 혈관질환자단체 등이 함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