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인증제 1년, 성과와 과제

이규식
발행날짜: 2011-11-14 06:10:40
  • 이규식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2010년 11월에 출범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어느 덧 개원 1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개원과 함께 실시된 의료기관인증제는 2011년 10월말 현재 99개 의료기관이 신청을 하였으며 70개 의료기관이 인증을 획득하였다. 또한 의료기관의 인증준비를 돕기 위한 인증준비 컨설팅, 모의조사 컨설팅은 46개 기관이 신청하여 컨설팅을 받음으로써 인증신청에 대비하고 있어 인증제는 이제 제대로 뿌리를 내리는 것 같다.

의료기관인증제는 공급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소비자(환자)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의료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인 질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인증준비과정에서 전 직원이 참여함으로써 의료기관 내부의 의사소통 체계가 강화되고, 자연스럽게 전 직원이 환자안전과 질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되므로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의 의료수준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우리 인증제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잘 맞도록 설계되어 있어 미국의 JCI 인증을 받으려던 대형병원들이 최종 단계에서 중단하는 등 우리 인증제가 현장에서 환영을 받고 있어 우리를 매우 고무시키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평가 경험이 전혀 없는 중소병원은 의료기관인증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인증제에 참여하려면 어떤 것부터 수행해야 할지 몰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증원은 이를 해소하고 중소병원의 효율적인 인증준비를 위하여 인증준비 컨설팅을 시작하였으며, 중소병원이 활용할 수 있는 규정사례집을 발간하여 의료기관이 자체 규정을 만들고자 할 때 참고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중소병원 관계자들과의 수차례 간담회를 실시하여 중소병원 현실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기준을 조정, 지난 10월 25일 개최된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인증위원회에서 의결, 중소병원이 인증을 대비하는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5월 13일 제주도를 기점으로 인증원장이 직접 전국 15개 지역을 순회하며 병원장 대상의 지역별 설명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 183개 기관이 참석하여 인증제에 대한 중소병원의 이해와 관심을 증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개원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간 인증원에서는 인증제도의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3년부터 의무 인증이 시작되는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에 대한 인증기준과 조사방법의 개발 뿐 아니라,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에 대한 인증제도의 도입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증조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조사위원의 객관성과 전문성 향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의료기관 인증조사를 위한 조사위원은 총 492명이며, 이 중 전담조사위원은 16명,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자원조사위원은 47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사위원은 의료기관에서 숙련된 전문가를 대상으로 서류전형을 거쳐, 기본 교육을 시킨 후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선발된 이후에는 현장중심교육, 심화교육 등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실시하여 전문조사위원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인증조사를 한 이후에는 조사팀장과 조사받은 병원의 담당자가 각 각 조사위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조사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도록 관리하고 있다.

2011년 상반기 6개월 동안 조사위원으로 활동한 246명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조사위원의 조사태도나 성실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조사위원들이 비교적 의료기관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공정하면서도 객관적인 평가를 수행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록 인증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남짓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간 인증원이 조사위원 관리를 철저히 하였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으며, 앞으로도 조사의 전문성과 공정성 유지에 만전을 가하여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최근 한국병원경영학회가 수행한 인증제와 병원경영에 관한 중간연구 결과를 보면, 인증제가 병원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증 이후 환자안전과 질이 개선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인증실무담당자보다는 일반직원이 이러한 개선효과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국내 의료기관인증제의 미래 발전에 대한 자신감과 각오를 다지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한 단체가 5개 병원의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발표되었는데, 상반되는 결과를 내놓고 있어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응답자의 대다수가 인증제의 취지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인증제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개선의 효과는 미약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조사대상 병원의 수가 적어서 인증제를 평가하기에는 대표성에 문제가 있지만, 인증원에서는 그러한 목소리도 소중한 의견으로 수렴하여 우리 인증제가 한 치의 미흡함도 없도록 유의하고자 한다.

인증원은 우리 인증기준에 대하여 ISQua(국제의료질관리학회) 인증을 신청하여 두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ISQua 인증 획득을 통하여 우리 인증제의 국제적인 위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인증대상 의료기관을 국내로 국한시키지 않고, 외국 의료기관까지 확대하여 우리 의료기관인증제가 세계적인 수준의 인증제도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에 있다. 또한 2015년 의료기관 인증제 2주기를 준비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발전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의료기관인증제가 시작된 지 이제 1년의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은 전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이 인증원을 믿고 자율적으로 인증을 신청한 결과라 생각한다.

인증원은 이러한 믿음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인증제도를 더욱 전문화시키고, 공정성을 갖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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