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여파 서울대병원 고혈압 강좌 사라지나

이창진
발행날짜: 2011-11-09 07:00:48
  • 순환기내과·산과 연수교육 취소…"내년도 불투명"

개원의들이 서울대병원 교수진의 고혈압 강좌를 경청하기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순환기내과와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에서 실시 예정이던 올해 하반기 연수교육 계획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수교육 취소에는 쌍벌제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대병원은 지난해 11월 쌍벌제 시행 후 업체 후원 관련 자정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어린이병원 운영과 신규 공사 등으로 예산 배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수평점 당 100만원을 해당과에 지원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주요 진료과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되던 연수교육 예산 운영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다.

순환기내과는 올해 상반기 연수교육을 포기하고 하반기 교육을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병원 지원 예산으로는 개원의와 봉직의, 전공의 등 수 백 명 참석 인원의 식비와 교재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연수교육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산부인과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예년과 같은 시연은 고사하고 최신 술기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벅차다는 점에서 이번 달 연수교육을 포기했다.

A 진료과장은 "업체 부스홍보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자체적으로 연수교육을 운영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면서 "리베이트를 차단한다던 쌍벌제가 의사들의 임상적 질 관리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수교육을 끝낸 진료과도 내년 계획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B 과장은 "얼마 전 동문 후원을 통해 간신히 연수교육을 실시했다"며 "모든 임상과가 동일한 입장이어서 내년 연수교육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C 진료과장은 "정부가 연수교육 의무화는 강화했으나, 내부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전하고 "학문 중심의 학회와 달리 진료에 실질적 도움을 준 병원 강좌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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