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수가인상 논의가 부대합의 문제로 결렬되면서 표결로 강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소위원회(위원장 신영석, 보사연)는 14일 오후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제4차 회의를 갖고 장시간 논의를 가졌으나 내년도 병원급 수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가입자단체와 병원협회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가입자측은 기존 1.3% 인상안을 수정하는 대신, 부대조건을 전제한 1.5%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조건에는 포괄수가제(DRG) 정책 협조와 병원급 경영회계 자료 제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병원협회는 1.9% 인상안을 고수하면서도 합의 도출을 위해 부대조건 없는 수가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원회는 3차례의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복지부와 공익단체 중재 하에 건강보험정책관실에서 의견을 조율했다.

하지만 가입자 측은 부대조건 없이 1.3%를 초과한 수가인상 불가 입장을, 병협은 1.9% 인상안 마지노선에도 못 미치는 수치에다 부대조건까지 적용하는 것에 난색을 표시했다.

소위원회는 가입자단체와 병협의 막판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렬되면서 자정을 30분 앞두고 15일 오후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결국, 내년도 병원급 수가 인상률은 가입자단체와 공급자단체, 공익대표 및 복지부 등 건정심 위원들의 표결로 판가름 나게 된 셈이다.

더불어 내년도 보험료율 인상률도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건정심 본회의로 재상정됐다.

가입자단체 측은 2%대 인상을, 공급자단체측은 3%대 인상을 각각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후 복지부 보험정책과 박민수 과장은 "오늘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단체별 개진된 의견을 건정심에 올려 병원급 수가와 보험료율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병협이 사면초가인 상태"라며 "건정심에서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병원계에 불리한 형국으로 논의가 진행됐음을 내비쳤다.

가입자단체와 병협 모두 취재진의 질문에 "결정된 게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