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젊은 의사, 의료계 한 축으로 급부상하나

발행날짜: 2011-11-17 06:38:00
  • 포럼 정례화, 커뮤니티 사이트 구축 "기득권 맞서 대안 모색"

"선택의원제, 인턴제 폐지, PA 제도화… 의료계를 위협하는 현안이 많습니다. 하지만 젊은 의사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제1회 젊은의사포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김일호 회장은 젊은의사가 의료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외에도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대공협) 기동훈 회장, 전국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전의련)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던 이건홍 전공의가 젊은 의사의 현실에 대해 강연했다.

400석에 가까운 강의실이 꽉찰 정도로 젊은 의사와 예비 의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틀 동안 열린 이 행사에는 약 430명이 참석했다. 4만명의 젊은 (예비)의사 중 1%에 해당하는 숫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젊은 의사들이 소통하기 시작했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젊은 의사 대표 단체, 각개 전투에서 하나로 뭉치다

과거 대전협, 대공협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성명서를 발표하긴 했지만 조직적으로 대응에 나선 사례는 많지 않다.

전의련 역시 전국 의대 학생회 연합으로, 친목의 성격이 강하다.

2006년에는 전공의 노조가 출범했지만 계약직인데다 수련받는 입장이다 보니 활성화되진 못했다.

여기에다 2009년 의협회장 선거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면서 젊은 의사들의 영향력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기존 정치와 의료정책에 대한 불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은 젊은 의사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한 목소리를 내려는 시도와 함께 적극적인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일호 회장은 "의대생, 공보의, 전공의와 기득권 의사층의 입장이 너무 다르다.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는 기득권 단체인 의사협회의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대전협은 '의협회비'가 무기다. 12일 열린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직선제 관철을 위해 의협 회비를 무기한 내지 않기로 결의했다. 또 의협과 각 시도의사회에서 전공의 대의원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젊은 의사들 하나의 소통창구로 모인다

젊은 의사들은 지금 새로운 소통창구 만들기에 들어갔다. 젊은 의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고 있는 것. 12월중 오픈할 예정이다.

의대생, 전공의, 공보의가 모여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최초의 시스템인 셈이다. 대전협과 대공협은 사이트 구축에 필요한 자금 지원과 참여 독려를, 운영은 전의련이 맡는다.

새로운 사이트에서는 수련병원 정보, 연봉 정보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 스터디 게시판, 여성의사 게시판 등이 만들어진다. 특히 게시판은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게 만들어진다.

김일호 회장은 "의대생들은 수련병원에 대한 정보를, 전공의들은 fellow 정보를 많이 궁금해 한다. 그 부분을 모두 충족시키고, 나아가 병원마다 근무환경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의료정책, 노동법 등을 공부하고 싶은 젊은 의사들을 위해 스터디 모임도 꾸릴 예정이다.

릴레이 포럼식으로 의대와 병원을 찾아 전공의, 의대생에게 의협의 구조, 지역의사회 참여 필요성 등에 대한 강의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젊은 의사들은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돼 왔다. 자기 일이 바쁘니까 의료계 현실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젠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의련 안치현 회장도 "현재 젊은 의사들은 잘 쓰이기 위한 훈련만 받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도 젊을 때부터 관심이 없다"고 환기시켰다.

김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문제의식을 느끼면 대국민 홍보도 할 수 있고, 집회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목소리가 강해지면 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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