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안된다고? 전문병원 승승장구

발행날짜: 2012-05-07 06:34:51
  • 민병원, 갑상선·복강경 특화 성공 "개원 승산있다"

개원가에서 일반외과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요즘, 민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외과전문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개원 4년 만에. 그 비결이 뭘까?

민병원은 미아역 5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시장 상권이 형성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았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 있어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접근성이 좋았다.

병원 접수대
병원 규모는 60병상, 6개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전문병원의 위상을 보여주듯이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대기실은 붐볐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40)은 4년 전, 페이닥터 4명과 함께 외과병원을 차렸다. 대장항문, 하지정맥류가 아닌 일반외과을 고수했다. 여기에 갑상선과 복강경 수술을 특화시켰다.

특히 갑상선 수술은 서울대병원 갑상선 외과팀(윤여규 교수)에서 개발한 내시경 바바(BABA) 수술방법을 도입했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고가의 수술이기도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반면 내시경을 이용한 바바수술은 급여가 적용돼 저렴하다.

김 원장은 "고가의 다빈치 로봇수술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공략한 게 입소문을 타는 데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갑상선 내시경 바바수술이 가능한 곳이 극히 드물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민병원 개원 당시 갑상선암 수술이 증가했던 것도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갑상선검사는 국가 암 검진사업에서 시행하는 5대 암 검진에 포함되진 않지만, 김 원장은 환자들에게 갑상선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갑상선암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진 상태여서 검사를 권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환자가 먼저 검사를 요구하는 사례도 꽤 있었다"고 했다.

병원 진료실 복도
일반외과를 지키며 갑상선 수술을 집중 공략한 김 원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검진을 통해 갑상선암 초기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수술 결과 또한 성공적이었다.

김 원장은 "당장 임상에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의료진은 채용에서 배제했다"면서 "수술이 많기 때문에 이제 막 전문의 수련을 마친 의료진보다는 펠로우 이상의 임상 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한 두건씩 수술 케이스를 늘려가기 시작해 개원 초 연 1~2건에 불과했던 갑상선암 및 복강경 수술은 최근에는 한 달에 15건. 즉, 이틀에 한번 꼴로 늘었다.

갑상선 바바수술 병원이라는 점과 함께 수술결과가 좋다는 게 알려지면서 환자는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온라인 광고는 물론 홍보도 일절 하지 않았다. 그 흔한 병원 홈페이지도 최근에서야 만들었다.

대신 의료의 질을 높이고 수술 결과에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여기에는 의료진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따랐다.

김 원장은 개원 이후 1년간 퇴근한 횟수가 두 번에 불과할 정도로 밤낮 없이 병원을 지켰다. 새벽 3~4시에도 입원실을 돌면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야간에 입원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치료재료나 의료장비 및 물품 등을 챙기는 것도 모두 김 원장의 몫이었다.

그는 "환자들은 자신이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서 "여러번 입원한 경험이 있는 환자들은 '오늘 또 당직이냐. 잠도 못자고 힘들겠다'면서 말을 건네고, 커피를 줄 때도 있다"면서 "그런 환자 중에는 암에 걸린 가족을 대학병원이 아닌 우리 병원에 데려오기도 한다"고 했다.

김종민 원장
김 원장은 외과전문병원 선정에 이어 내년 말경 갑상선 바바수술 전문센터 설립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이와 더불어 중국 이외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환자 유치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일본에는 개원한지 100년이 넘은 갑상선 전문병원이 있다. 나 또한 세계에서 환자가 찾아오는 갑상선 전문병원을 세우는 게 꿈"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일반외과 개원에 대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요즘 후배들은 일반외과를 지원하지 않지만, 사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문제로 일반외과 환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충분히 유망하다"면서 일반외과 지원을 권했다.

다만 그는 개원에 성공하려면 진료영역을 특화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나 또한 만약에 다시 개원한다면 병원 규모는 줄이고 갑상선 검사 및 수술로 진료영역을 제한할 것"이라면서 "일반외과 전문의라도 자신만의 특화된 영역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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