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직선제는 민초의사들의 시대적 요구였다

장종원
발행날짜: 2012-07-27 06:19:36
  • Back to the 의료계③우여곡절 끝 2001년 도입

<메디칼타임즈>는 의료계의 과거의 다양한 모습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 'Back to the 의료계'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지난 4월 29일 열린 의협 제6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의협 회장 선거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안이 1표차로 통과됐다.

2009년 총회에서 간선제를 선택한 대의원들이 3년 만에 다시 직선제 선거방식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직선제로의 회귀는 대의원의 뜻이라기보다는 직접 민주주의를 원하는 민초 일반 의사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3년간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직선제는 의료계 역사에서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었다.

의사협회장 선거 직선제 요구는 지난 1994년 '대한의학협회' 시절까지 올라간다.

당시 의사 127인은 "한국 의료계가 처해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의사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대표조직인 대한의학협회가 먼저 혁신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회장선출 방법을 비롯한 의협 조직의 민주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대한의학협회의 발전을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을 결성해, 의사 56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의학협회장 직선제를 요구했다. 홍창의 전 서울대병원장, 기로석 전북의대 학장, 손재현 경남의사회장, 조한익 서울의대 교수 등이 당시 참여한 인사들.

그러나 실제로 의사협회장 선거 직선제가 실현된 것은 그보다 약 8년이 지난 2001년의 일이었다. 의약분업 투쟁 과정에서 의협 집행부와 민초의사들의 괴리가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직선제 선거 요구가 본격화됐다.

의약분업 투쟁을 겪은 민초의사들이 '대한의사협회장 직선제 관철을 위한 연대회의', '의협민주화추진운동본부' 등을 결성해, 활동하면서 직선제 선거 전환이 공론화됐다.

2000년 간선제 선거로 당선된 김재정 의협 회장은 직선제 전환을 약속했지만 그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해 12월 전공의협의회가 먼저 직선제 선거를 관철했다.

그러나 의협은 2001년 4월 정기대의원총회와 5월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직선제 안건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두 번 다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고 말았다.

김 회장은 직선제 전환 무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7월 다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직선제 전환 정관 개정안이 가까스로 통과됐다.

그해 10월 신상진 회장이 직선제 선거를 통해 당선되면서 의협 회장 직선제 시대가 시작됐다.

직선제 선거는 이후 김재정, 장동익, 주수호, 경만호 회장 등을 배출했다. 이 기간 의료계가 끝없는 내부갈등에 휩싸이면서 직선제 선거의 후유증도 겪었다.

그 결과 다시금 간선제로 전환됐지만, 올해 정기대의원총회 결정으로 회원의 뜻이 직선제에 있음은 재확인됐다.

'대한의사협회장 직선제 관철을 위한 연대회의'에 활동했던 한 인사는 "후유증도 있었지만 민초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직선제가 의료계가 선택해야 할 길임은 자명하다"면서 "앞으로는 직선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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