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만원 착오청구한 원장 면허정지…법원 "처분 취소"

안창욱
발행날짜: 2012-08-27 12:49:10
  • Y원장, 요양시설 입소자 진료후 재진료 100% 산정하다 송사

요양시설 입소자들을 정기적으로 진료한 후 환자들이 의원에 내원한 것처럼 진찰료, 주사료 등을 청구한 원장이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처분이 너무 과하다며 행정처분을 취소시켰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복지부가 Y원장에 대해 의사면허자격정지 45일 처분을 한 것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복지부는 2010년 9월 Y원장이 운영하는 의원에 대한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현지조사 결과 Y원장은 요양시설 간호사가 내원해 시설 입소자들의 상태를 설명하면 처방전을 발급해 주면서 재진진찰료 100%를 산정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

요양급여기준 상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내원하지 않고 환자 보호자가 대신 올 경우 재진진찰료 50%만 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Y원장은 2008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노인요양시설을 매월 2회 방문해 입소자들을 진료한 후 의원에서 진료한 것처럼 진찰료와 주사료 등을 청구한 사실이 적발됐다.

Y원장은 이런 방식으로 40회에 걸쳐 47만원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의사면허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Y원장은 "요양시설에서 진료행위를 한 적이 있지만 환자들 대부분이 거동이 매우 불편해 스스로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워 응급환자 또는 현장에서 진료해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또 Y원장은 "요양시설에서 진료행위를 하게 된 것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진료행위의 대가로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이 극히 소액이어서 처분이 지나치다"며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원고가 시설을 매월 2회 정기적으로 방문해 입소자 전원을 집단적으로 진료한 것은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응급환자를 진료하거나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진료해야 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복지부의 행정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했거나 남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서 의료기관 외에서 의료업을 한 경우 자격정지 3개월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해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Y원장은 의료기관 외에서 이긴 하지만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요양급여를 청구했고, 입소자들이 요양등급 1~3등급에 해당하는 70~80대 노인들이어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차원에서 진료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판부는 "실제 입소자들을 진료한 후 투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투약했을 뿐이고, 의료기관 외 진료행위 대가로 청구한 요양급여비용 합계가 47만원에 불과해 경제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부당한 진료행위를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시설 간호사가 내원해 상담한 후 재진진찰료를 100% 산정한 것까지 부당청구에 포함하더라도 월평균 부당금액이 10만원이고, 그 부당청구비율이 0.15%에 불과할 정도로 경미하다고 지적했다.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을 놓고 보더라도 이 정도의 부당금액과 부당청구비율은 업무정지처분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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