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환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I.서설
지난 9월 대법원은 의료광고 및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행위와 관련하여 매우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1763 판결).
2005년도 헌법재판소 결정 및 2007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1951년 이후 지속되었던 의료광고에 관한 법적 규제 체계에 기본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춰 보다 전향적으로 의료광고에 대한 법적 해석을 내린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II.사실관계 및 판결의 요지
안과원장 A는 온라인 광고대행회사 B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B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라식/라섹 90만원 체험단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응모만 해도 강남 유명 안과에서 라식/라섹 수술이 양안 90만원 OK, 응모하신 분들 중 단 1명에게는 무조건 라식/라섹 체험의 기회를 드립니다'라는 이벤트 광고를 게재했다. 또 위 웹사이트 회원들에게 위와 동일한 내용의 이벤트 광고를 이메일로 발송하고, 응모 신청자 중 20명이 90만원에 라식•라섹수술을 받도록 하였다.
1심 및 2심 법원은 위와 같은 행위가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위배된다고 보아 A와 B 및 B의 대표이사 C에게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환자 유인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III.대상판결의 의미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중략)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 규정은 1981년 의료법 개정 때 도입된 것으로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하던 소위 의료브로커들의 무분별한 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던데 그 목적이 있었으나, 입법 심의과정에서 그 규제대상이 의료인에게까지 넓혀졌다.
한편, 1951년 이후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원칙이 적용되어 왔으나, 2005년에 헌법재판소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진료방법에 관한 광고금지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2007년 의료광고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허용하되 일정한 유형의 의료광고만을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이 개정되었다.
의료광고는 그 성질상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지니므로 의료광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점을 명확히 한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즉, 의료광고행위는 그것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거나 또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정하는 환자의 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러한 광고행위가 의료인의 직원 또는 의료인의 부탁을 받은 제3자를 통하여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환자의 소개·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적으로 대법원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법적 관점에서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환자의 알권리를 보다 폭 넓게 보장하여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직접 수행하는 광고보다는 광고대행업체를 통한 의료광고가 늘어나고, 광고수단도 종래의 오프라인 광고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수단을 이용한 온라인 광고로 변화하고 있는 의료계 현실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유의할 사항은 이번 대법원 판결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유인·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관한 것으로서 일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의료광고를 시행하고자 할 때에는 의료광고를 규율하고 있는 의료법 제56조와 대한의사협회의 의료광고 심의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유인·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 자체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인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통한 의료서비스 공동구매를 의뢰하거나 기타 대가의 지급을 전제로 한 환자의 소개·유인·알선행위는 여전히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의 공식 견해는 아닙니다.
지난 9월 대법원은 의료광고 및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행위와 관련하여 매우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도1763 판결).
2005년도 헌법재판소 결정 및 2007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1951년 이후 지속되었던 의료광고에 관한 법적 규제 체계에 기본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춰 보다 전향적으로 의료광고에 대한 법적 해석을 내린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II.사실관계 및 판결의 요지
안과원장 A는 온라인 광고대행회사 B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B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라식/라섹 90만원 체험단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응모만 해도 강남 유명 안과에서 라식/라섹 수술이 양안 90만원 OK, 응모하신 분들 중 단 1명에게는 무조건 라식/라섹 체험의 기회를 드립니다'라는 이벤트 광고를 게재했다. 또 위 웹사이트 회원들에게 위와 동일한 내용의 이벤트 광고를 이메일로 발송하고, 응모 신청자 중 20명이 90만원에 라식•라섹수술을 받도록 하였다.
1심 및 2심 법원은 위와 같은 행위가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위배된다고 보아 A와 B 및 B의 대표이사 C에게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환자 유인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III.대상판결의 의미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중략)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 규정은 1981년 의료법 개정 때 도입된 것으로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하던 소위 의료브로커들의 무분별한 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던데 그 목적이 있었으나, 입법 심의과정에서 그 규제대상이 의료인에게까지 넓혀졌다.
한편, 1951년 이후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원칙이 적용되어 왔으나, 2005년에 헌법재판소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진료방법에 관한 광고금지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2007년 의료광고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허용하되 일정한 유형의 의료광고만을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이 개정되었다.
의료광고는 그 성질상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지니므로 의료광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점을 명확히 한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즉, 의료광고행위는 그것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거나 또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정하는 환자의 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러한 광고행위가 의료인의 직원 또는 의료인의 부탁을 받은 제3자를 통하여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환자의 소개·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명시적으로 대법원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법적 관점에서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환자의 알권리를 보다 폭 넓게 보장하여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직접 수행하는 광고보다는 광고대행업체를 통한 의료광고가 늘어나고, 광고수단도 종래의 오프라인 광고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수단을 이용한 온라인 광고로 변화하고 있는 의료계 현실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유의할 사항은 이번 대법원 판결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유인·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관한 것으로서 일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의료광고를 시행하고자 할 때에는 의료광고를 규율하고 있는 의료법 제56조와 대한의사협회의 의료광고 심의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영리목적의 환자 소개·유인·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 자체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인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통한 의료서비스 공동구매를 의뢰하거나 기타 대가의 지급을 전제로 한 환자의 소개·유인·알선행위는 여전히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의 공식 견해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