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네트워크 갖추고 절치부심…보건노조와 연대, 영향력 확대
|분석|전공의 노조 재출범
출범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어 식물노조라는 지적을 받아온 전공의 노조가 위원장 산하 6대 지부장 체제를 갖추고 재출범을 선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새로 갖춘 조직과 보건의료노조 등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병협과 표준근로계약서 등을 담판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전임자 문제, 노조원 확보 등의 난제도 적지 않다.
노조총회 통해 재출범 신호탄…6개 지부 체제 조직
대한전공의노조는 26일 페럼타워에서 제1회 노조총회를 개최하고 위원장과 각 지역 대표를 선출했다.
신임 위원장은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경문배 전공의(고대 안암병원)가 선출됐다. 노조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은 대전협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외 부위원장과 지역별 대표들도 같은 이유로 대부분 대전협 이사들이 맡았다.
수석 부위원장은 현재 대전협 정책이사를 맡고 있는 선한수 전공의(동국대 일산병원)가 선임됐고 서울·강원·제주 지역 대표도 여성분과위원장으로 활동중인 김이연 전공의(고대 안암병원)가 뽑혔다.
이외 경기·인천 지역 대표는 황선혁 전공의(아주대병원), 대전·충남 지역 대표는 임준호 전공의(충남대병원), 광주·전남 지역 대표는 이창환 전공의(전남대병원)가 선임됐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 대표는 이병권 전공의(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경남 지역 대표는 이진영 전공의(고신대병원)가 각각 맡게 된다.
전공의 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노조의 조직이 갖춰졌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전공의 노조는 위원장 외에 별다른 조직이 없어 활동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공의 노조는 지난 2004년 임동권 전 대전협 회장이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 등 의료계 단체들과 마찰이 지속돼 2년여를 표류하다 이혁 전 대전협 회장을 필두로 2006년 6월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닻을 올렸다.
그러나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노조 가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힘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회장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식으로 노조가 운영됐지만 임기 차이와 노조 역할의 미정립 문제가 발생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이름뿐인 노조로 전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조총회를 통해 경문배 위원장, 6개 지부장을 선임하며 조직의 기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실상 노조 활동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는 평가다.
보건의료노조 등 네트워크 구축…"표준근로계약 관철"
노조 활동에 희망적인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전공의 노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실제로 경문배 위원장은 노조 활성화를 위해 상급 노조의 힘이 절실하다는 판단 하에 대전협 회장이 되면서부터 보건노조에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노조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아직은 세가 약한 전공의 노조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지렛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건노조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상당수 병원 노조가 의사 외 직군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전공의 노조가 보건노조 산하로 흡수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로 인해 이들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노조 활성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도 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폐회까지 자리를 지키며 전공의 노조를 응원했다.
이렇게 전공의 노조가 조직의 기틀과 네트워크를 갖추면서 병원협회를 상대로 한 협상 방안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전공의 노조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표준근로계약서가 대표적이다.
전공의 노조가 마련중인 표준근로계약서는 근로시간 상한제와 최저당직수당이 주된 골자이며, 병협과 협상 후 각 병원과 전공의들간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준근로계약서에는 현재 모든 수련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는 방안과 전공의 당직을 주2회로 제한하고, 최소당직수당을 지급하는 안, 매주 1일(24시간) 휴일을 보장하는 안, 당직 최대 시간을 80시간을 제한하는 안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퇴직금과 의료과오보험 가입, 식사와 주차, 숙소, 당직실 시설 등에 대한 부분도 들어있다.
경문배 위원장은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이 성사된다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는 3월 병협과 협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 확보·전임자 구성 난제…"차차 풀어갈 문제"
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단기일에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병원협회와 대등한 협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조합원 확보는 그동안 전공의 노조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대두됐던 최대 난제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전공의 노조원 수는 147명이다.
불과 몇년 전 십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지만 국내 전공의 숫자가 1만명을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1%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사용자단체라고 할 수 있는 병협과 각 단위 병원에 대항하기에는 힘이 역부족이다.
노조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단체행동권, 즉 파업 등에 돌입하더라도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전임자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전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노조의 힘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노조가 연속성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전공의는 길어야 5년이면 전문의를 취득한다. 노조에 아무리 열성적인 노조원이더라도 5년이면 더 이상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레지던트 5년차, 6년차가 나오지 않는다면 노조 유지와 활동이 어렵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문배 위원장은 "전공의 노조는 거창한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며 "아직도 각 병원에서 맞아 가며 수련받고 부여된 휴가도 가지 못하는 전공의들에게 마지노선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전공의 노조는 사실상 심정지 상태에 있었고 이번 총회는 심폐소생의 의미"라며 "단번에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하겠지만 꿋꿋하게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힘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출범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어 식물노조라는 지적을 받아온 전공의 노조가 위원장 산하 6대 지부장 체제를 갖추고 재출범을 선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새로 갖춘 조직과 보건의료노조 등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병협과 표준근로계약서 등을 담판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전임자 문제, 노조원 확보 등의 난제도 적지 않다.
노조총회 통해 재출범 신호탄…6개 지부 체제 조직
대한전공의노조는 26일 페럼타워에서 제1회 노조총회를 개최하고 위원장과 각 지역 대표를 선출했다.
신임 위원장은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경문배 전공의(고대 안암병원)가 선출됐다. 노조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은 대전협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외 부위원장과 지역별 대표들도 같은 이유로 대부분 대전협 이사들이 맡았다.
수석 부위원장은 현재 대전협 정책이사를 맡고 있는 선한수 전공의(동국대 일산병원)가 선임됐고 서울·강원·제주 지역 대표도 여성분과위원장으로 활동중인 김이연 전공의(고대 안암병원)가 뽑혔다.
이외 경기·인천 지역 대표는 황선혁 전공의(아주대병원), 대전·충남 지역 대표는 임준호 전공의(충남대병원), 광주·전남 지역 대표는 이창환 전공의(전남대병원)가 선임됐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 대표는 이병권 전공의(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경남 지역 대표는 이진영 전공의(고신대병원)가 각각 맡게 된다.
전공의 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노조의 조직이 갖춰졌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전공의 노조는 위원장 외에 별다른 조직이 없어 활동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공의 노조는 지난 2004년 임동권 전 대전협 회장이 노조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 등 의료계 단체들과 마찰이 지속돼 2년여를 표류하다 이혁 전 대전협 회장을 필두로 2006년 6월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닻을 올렸다.
그러나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노조 가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힘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회장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식으로 노조가 운영됐지만 임기 차이와 노조 역할의 미정립 문제가 발생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이름뿐인 노조로 전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조총회를 통해 경문배 위원장, 6개 지부장을 선임하며 조직의 기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실상 노조 활동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는 평가다.
보건의료노조 등 네트워크 구축…"표준근로계약 관철"
노조 활동에 희망적인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전공의 노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실제로 경문배 위원장은 노조 활성화를 위해 상급 노조의 힘이 절실하다는 판단 하에 대전협 회장이 되면서부터 보건노조에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노조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아직은 세가 약한 전공의 노조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지렛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건노조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상당수 병원 노조가 의사 외 직군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전공의 노조가 보건노조 산하로 흡수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로 인해 이들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노조 활성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도 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폐회까지 자리를 지키며 전공의 노조를 응원했다.
이렇게 전공의 노조가 조직의 기틀과 네트워크를 갖추면서 병원협회를 상대로 한 협상 방안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전공의 노조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표준근로계약서가 대표적이다.
전공의 노조가 마련중인 표준근로계약서는 근로시간 상한제와 최저당직수당이 주된 골자이며, 병협과 협상 후 각 병원과 전공의들간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준근로계약서에는 현재 모든 수련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는 방안과 전공의 당직을 주2회로 제한하고, 최소당직수당을 지급하는 안, 매주 1일(24시간) 휴일을 보장하는 안, 당직 최대 시간을 80시간을 제한하는 안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퇴직금과 의료과오보험 가입, 식사와 주차, 숙소, 당직실 시설 등에 대한 부분도 들어있다.
경문배 위원장은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이 성사된다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는 3월 병협과 협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 확보·전임자 구성 난제…"차차 풀어갈 문제"
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단기일에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병원협회와 대등한 협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조합원 확보는 그동안 전공의 노조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대두됐던 최대 난제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전공의 노조원 수는 147명이다.
불과 몇년 전 십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지만 국내 전공의 숫자가 1만명을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1%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사용자단체라고 할 수 있는 병협과 각 단위 병원에 대항하기에는 힘이 역부족이다.
노조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단체행동권, 즉 파업 등에 돌입하더라도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전임자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전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노조의 힘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노조가 연속성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전공의는 길어야 5년이면 전문의를 취득한다. 노조에 아무리 열성적인 노조원이더라도 5년이면 더 이상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레지던트 5년차, 6년차가 나오지 않는다면 노조 유지와 활동이 어렵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문배 위원장은 "전공의 노조는 거창한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며 "아직도 각 병원에서 맞아 가며 수련받고 부여된 휴가도 가지 못하는 전공의들에게 마지노선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전공의 노조는 사실상 심정지 상태에 있었고 이번 총회는 심폐소생의 의미"라며 "단번에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하겠지만 꿋꿋하게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힘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