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병원의 대변신…빅5 넘어 환자들에게 통할까?

안창욱
발행날짜: 2013-03-18 06:15:14
  • 21일 그랜드오픈 기념식, "지역 밀착형 거점병원으로 거듭날 것"

양지병원(이사장 김철수, 원장 김상일)이 병상 증축 공사를 마치고, 종합병원의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양지병원은 21일 새병원 완공을 기념하는 그랜드오픈 기념식을 갖는다.

양지병원은 지난해 10월 신관 증축에 이어 올해 초 2, 3, 4관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무리했다.

신관은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이며, 임상연구센터를 포함해 총 5개 건물(면적 22,000m²/6800평)로 대형종합병원의 면모를 자랑한다.

새 병원은 단순한 외형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 150병상에서 350병상으로 커짐과 동시에 중증질환 및 다빈도질환의 전문적인 진료를 위해 진료특성화센터와 연구시설 확충에 힘을 쏟았다.

소화기병센터·여성질환센터·건강증진센터·유방·갑상선센터의 역량을 강화하고, 인터벤션(심뇌혈관)센터, 소아청소년질환센터, 핵의학센터, 인공신장센터 등을 새로 개설했다.

진료특성화센터 확충과 함께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우수한 전문의도 대폭 충원했다.

양지병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 전 원장이자 초대 갑상선학회 이사장인 김종순 의료원장을 초빙, 핵의학센터를 개소한 바 있으며,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김성현 교수를 인터벤션센터장으로 영입해 TFCA(뇌혈관 조영술), 자궁근종색전술 등의 다양한 시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치료내시경을 전문으로 하는 박재석 과장이 합류하면서 조기 암(위, 대장) 등을 수술없이 당일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원스톱당일진료시스템을 완성했다.

양지병원은 지난해 소화기 내시경 2만건을 돌파했으며, ESD(점막하 박리술), EUS(초음파내시경), ERCP(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등 어려운 시술들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김상일 원장
소화기병센터는 암 진단과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을 역임한 장린 박사(경희의대 전 교수)를 소화기병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인터벤션센터는 김성현 교수에 이어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강성권 교수가 힘을 보태면서 말초혈관질환, 눈물흘름(유루증) 인터벤션, 종양 혈관중재술 등 다빈도 중증질환의 전문 영상시술이 가능해졌다.

대학병원 교수 출신 전문의 영입과 함께 의료장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5mm 크기의 작은 암세포까지 정밀하게 발견할 수 있는 64채널 PET-CT, 심장조영술 뿐만 아니라 통증·복부·NEURO 중재술까지 가능한 혈관조영장치, 뇌혈관·심장혈관 등 병소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SPECT, 감마카메라, MRI 등을 갖췄다.

대학병원에서도 보유하기 힘든 장비들을 도입, 명실상부한 대형종합병원의 대열에 가세하겠다는 것이다.

37년 역사의 양지병원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변신을 꾀한 이유는 위기를 맞고 있는 종합병원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상일 원장은 17일 "서울에 종합병원이 몇개 남지 않았고, 지역병원의 역할을 빅5가 하고 있다"면서 "지역 밀착형 거점병원으로 거듭나 환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의료진이 뜻을 모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김 원장은 "지역의 실력있는 종합병원이 질병 대부분을 치료하고, 일부 고난이도 수술만 상급종합병원에서 맡는 의료체계가 자리잡으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경감되고, 건강보험 재정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양지병원의 이유있는 도전"이라고 밝혔다.

양지병원은 환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종합병원으로 변신하기 위해 그간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도 감수했다.

김 원장은 "진료과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면 그냥 지역의 큰 병원을 탈피할 수 없다"면서 "실력 있는 의료진이라 하더라도 나홀로 진료를 하거나 컨퍼런스를 거부한 의사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그 어느 병원보다 협진을 잘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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