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꽉 막힌 대학병원 "제발 발전기금 좀 내주세요"

발행날짜: 2013-05-24 12:10:26
  • 네트워크 활용 후원조직 구성 안간힘…반강제 모금 불만도 제기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자금줄이 묶여버린 대학병원들이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발전기금 모금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대학병원의 후원회 모임.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동문들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원조직을 구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반강제적 모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3일 발전후원회를 발족하고 김광태 대림성모병원 이사장, 오선교 선 엔지니어링 회장, 유성재 한국호넥스 대표, 천명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또한 지난해 초부터 모금한 발전기금 153억원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동문 대표와 교직원 대표, 학부모 대표, 환우 대표 등을 초청해 봉헌 판넬을 전달했다.

가톨릭의료원이 이처럼 발전후원회를 공식적으로 조직한 것은 새롭게 건립을 추진중인 연구중심 글로벌 헬스케어 센터 설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가톨릭의료원은 그간 새병원 신축을 포함해 다양한 시설 투자를 위해 생명존중기금을 모금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헬스케어 센터 건립 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공식적으로 후원회를 조직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비단 가톨릭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급격히 규모를 늘린 대형병원들은 여지 없이 기금 모금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최근 기부금 심포지엄을 연 것도 같은 이유다. 서울대병원은 기부금을 해외 대학병원 수준인 20%까지 높이겠다는 해법을 마련하고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도 연세의료원 발전위원회 등을 통해 'I am severance, We are severance' 등의 캠페인을 벌이며 기부금 모금에 집중하고 있다.

발전위원회에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전굉필 연세의대 동창회장, 이희범 SKT 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 등 발전위원장과 70여명의 위원들이 구성돼 기부금 모금에 앞장 서고 있다.

이들 발전위원들은 이미 3명이 10억원, 1명이 5억원, 20여명이 1억원 이상을 기부했으며 이렇게 모아진 금액은 이미 1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금조직과 행사에 불만섞인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자율적으로 진행돼야 할 모금이 반강제성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A대병원 교수는 "모금 캠페인이 진행되면 암암리에 유치활동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며 "일부 교수들은 학부모까지 동원하고 있어 일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병원 교직원은 "사실 반강제적으로 병원 발전기금을 냈다"며 "각 팀별로 모금액을 공개하는데 눈치가 보여서 안낼 수가 있겠냐"고 털어놨다.

병·의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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