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등급제 강화해!" 불 난 병원에 기름 부은 간협

발행날짜: 2013-07-26 12:29:39
  • 제도 현실화 보고서 발표…중소병협 "상생 포기한 주장 불쾌"

중소병원들이 간호관리료 차등제, 일명 간호등급제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간호협회가 수가 감산 폭을 늘리는 등 간호등급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이 예상된다.

간호등급제 도입으로 간호서비스 질적 수준이 향상됐다는 것이 간협의 주장이지만 중소병원들은 직역 이기주의일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성명숙)는 26일 간호관리료 차등제 현실화 방안 보고서를 내고, 간호등급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병동 종별 간호등급제 차등제 현황(기관수·백분율)
간협은 "간호등급제가 도입된 1999년 이후 2010년까지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사 인력확보 상황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병원들이 간호사를 채용해 간호의 질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간호서비스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간협은 73.9%가 5~6등급에 머물렀던 상급종합병원들이 지금은 대다수 3등급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종합병원도 6등급 이하 기관이 87%에서 37.1%로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간호등급제로 인해 감산되는 수가가 1일에 540원에 불과해 제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간협의 주장이다. 감산 폭을 더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간호등급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협은 "서울과 6개 광역시를 제외한 곳에서 7등급 수가 감산율이 2%로 낮아진데다 의료취약지역은 감산을 유보한 결과 병상당 평균 1일 감산 금액이 540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100병상 병원이라고 하면 한달 감산 금액이 160만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간호등급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정도 감산 금액으로는 부족하다"며 "또한 현재 허가병상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등급을 가동병상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으로 간호등급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간협의 주장에 대해 중소병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간호서비스가 좋아졌다는 근거가 전혀 없는데도 이기적인 생각으로 간호등급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간호등급제로 간호인력 채용이 크게 어려워 지고 그나마 뽑은 인력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가다보니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간호등급제는 오히려 안정된 수급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소병원협회가 최근 회원병원 135개를 대상으로 간호등급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81%가 간호등급제 시행 후 병원의 간호 질이 더 떨어졌다고 답했다.

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계 전체를 보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다보니 간호등급제의 문제에 눈을 감은 것"이라며 "사실상 중소병원들은 등급제를 포기하고 감산을 감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직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의료계 전체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며 "상생을 버린 이같은 주장이 정말 불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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