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리보조 직영 안한 병원 3~4배 과징금 위법"

안창욱
발행날짜: 2013-07-29 12:07:57
  • 복지부 행정처분 취소 판결…"최고액수 부과한 건 재량권 남용"

식대 직영가산을 받고 있는 의료기관이 조리보조원을 채용하지 않고 위탁업체에서 파견한 인력으로 대체했다고 하더라도 최고한도의 과징금 처분을 한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다.

서울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K정신병원의 전직 원장 3명이 복지부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기각했다.

A씨는 K정신병원에서 2006년 9월부터 2008년 9월까지, B씨는 그 다음날부터 2009년 3월까지, C씨는 그 다음날부터 2010년 10월까지 원장으로 근무했다.

복지부는 2010년 6월 이 병원의 2008년 4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요양급여 전반에 대해 현지조사를 한 결과 조리보조원을 직원으로 채용하지 않고 위탁업체인 H사에서 파견받아 운영하면서도 직영가산료를 청구한 사실을 적발했다.

총 부당청구액은 4191만원으로 A원장이 481만원, B씨가 1132만원, C씨가 2577만원이었다.

그러자 복지부는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한 과징금으로 A씨에게 1445만원(환수금액의 3배), B씨에게 4531만원(환수금액의 4배), C씨에게 7731만원(환수금액의 3배) 처분을 통보했다.

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업무정지에 갈음한 과징금은 업무정지기간이 10일을 초과해 30일까지에 해당하면 총부당금액의 3배, 30일을 초과해 50일까지이면 4배로 산출한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입원환자 급식을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조리보조원만 인력공급업체로부터 파견받아 활용했음에도 직영가산을 받기 위해서는 조리업무에 관여하는 모든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직영'의 의미를 오해해 행정처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입원환자 식사에 필요한 시설·설비, 관리·운영비를 모두 직접 부담했고, 식재료·위생·영양 관리 및 운영을 직접했다고 하더라도 식대 직영가산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원고들이 조리보조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은 이상 입원환자 식대의 직영가산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복지부가 이들에게 과징금 규정상 최고액수를 부과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즉, K정신병원이 직영급식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이를 직접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영양사와 조리사 등 핵심 조리인력을 직접 채용하고, 식자재를 직접 공급받아 조리보조원을 외부 용역업체로부터 파견받은 것 외에는 직영했다는 것이다.

또 재판부는 "매일 오전 조리·배식 조리보조원 일일교육을 실시하고, 월 1회 정기 위생교육을 실시해 영양 및 위생관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인력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리보조원을 용역업체로부터 파견받은 사정도 일부 있다"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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