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아제약(동아ST)은 그야말로 '벼랑 끝 신세'다.

최근 법원의 '동아 동영상 강의료=리베이트' 판결 이후 의사들의 반감을 제대로 샀기 때문이다.

대한의원협회 등은 대놓고 동아약을 쓰지 말자고 성명서까지 낸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업계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을의 운명'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보이고 있다.

'리베이트'는 분명 나쁜 것이지만 그동안 의료계 후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동아의 모든 노력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의료계 동아 불매운동 조짐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년까지 50년 가까이 업계 1위를 지킨 기업도 의사 반감을 사면 하루 아침에 벼랑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것이 을의 운명인가 싶을 정도로 씁쓸하다"고 바라봤다.

이어 "동아는 업계 1위로 각종 의료계 단체 후원 등에 앞장섰던 대표 제약사다. 너무 몰아부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B제약사 임원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동아 역시 지난해 말 리베이트 적발 후 월 처방액이 100억원 가까이 급감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마녀사냥식의 불매운동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임원은 "최근 류현진이 플레이오프에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하지만 감독은 한 시즌 꾸준히 노력한 선수를 한 경기 못했다고 선발에서 제외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동아도 마찬가지다. 리베이트 행위는 분명 잘못됐지만 한 순간의 실수를 불매운동 등 마녀사냥으로 연결시키는 것을 옳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의사 18명 유죄 판결 후 불붙는 동아 불매운동

한편 의료계의 동아 불매운동은 최근 법원이 동아로부터 1000만원 이상 동영상 강의료를 받은 의사(피고인) 18명 모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이후 불붙는 모양새다.

피고인 대부분은 1심 최종 판결 전까지 동영상 강의료는 받았지만 그것이 처방 유지 및 증대 등을 위한 리베이트 대가였는지는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계는 합법인 줄 알았던 동영상 강의료가 결국 법원서 리베이트로 판결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항소 포기자가 등장해 의사 면허정지가 기정사실화됐다며 격한 감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