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대형병원 시대 갔다…안과·BMT로 승부수"

발행날짜: 2013-10-16 14:58:41
  • 승기배 신임 원장 "연구중심병원 재도전…체질 개선 불가피"

"병상을 늘리면 채워지던 시대가 아닙니다. 이제는 큰 몸집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어요. 구조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뜻이죠."

최근 서울성모병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승기배 병원장은 16일 현 상황을 이같이 진단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맞춰 체질개선 방침을 밝혔다.

완벽하게 서울성모병원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가 없다는 확신에서다.

승 원장은 "서울성모병원 뿐 아니라 모든 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병원계 전체가 위기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빅5병원의 위상은 지키고 있지만 미래는 그리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 병상을 늘리는 등의 몸집으로 경쟁하던 시대가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단 4개의 센터로 승부를 보겠다고 공언했다. 과감히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완벽한 특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BMT(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비롯, 안과와 장기이식센터, 심뇌혈관센터가 바로 그 대상이다.

승 원장은 "BMT센터는 세계 5위에 랭크될 만큼 완벽하게 특화된 분야"라며 "이제는 세계 어느 곳과도 경쟁이 가능한 서울성모병원의 간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안과 또한 전국 각막이식의 50%를 담당할 만큼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국내 최초 신장이식 기록을 가진 장기이식센터와 심뇌혈관병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만큼 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의 위기 극복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 승 원장의 계획이다.

승 원장은 "여의도 성모병원 등 산하 일부 병원들이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의료원의 맏형으로 산하 병원들의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선 우리가 그나마 여유가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재정적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병원 정상화를 돕겠다"고 덧붙였다.

빅5병원 중 유일하게 고배를 마신 연구중심병원도 다시 한번 도전할 예정이다. 실수는 한번으로 족하다는 것이 승 원장의 각오다.

승기배 원장은 "연구중심병원 탈락은 서울성모병원의 입장에서 정말 치욕스러운 일"이라며 "그것도 행정상의 오류로 본 평가조차 못받았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 오류였을 뿐이지 서울성모병원의 연구 컨텐츠는 절대로 타 병원에 밀리지 않는다"며 "누가 봐도 탈락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당연히 다음 평가에서 지정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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