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후보자, 서면답변 되풀이 '검독회 학습효과'(?)

이창진
발행날짜: 2013-11-13 06:28:50
  • 여야, 전문성 결여 질타와 호통…"이해단체 대립 처음 알았다"

문형표 복지부장관 후보자의 보건의료 전문성은 예상대로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는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내정 후 보건의료를 공부하면서 이해단체의 첨예한 대립을 (처음)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질의에 앞서 문 후보자의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 부재에 우려감을 강도높게 제기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문 후보자가 보건의료 경험이 적어 전문성 부재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며 "보건의료계 현안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문형표 후보자는 "원격진료와 직역 간 갈등,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현안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문 의원은 "해외환자 유치와 원격진료 등 복지부 정책에는 경제논리와 의료논리 충돌이 숨어 있다"며 "국민과 국익 입장에서 균형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당 류지영 의원과 김명연 의원도 보건의료 전문성 부재를 지적했다.

문형표 후보자는 "보건의료 분야를 공부하면서 의료인과 약사 등 보건의료계 이해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정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김현숙 의원은 "건보공단은 복지부 산하기관에 비해 문제가 많다"면서 모든 이사의 차량 소유와 무분별한 지사별 청사 신축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문 후보자는 "건보공단의 경영의 비효율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건강보험 기금화를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이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직적 운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양비론을 펼쳤다.

김현숙 의원은 "건보공단은 자율을 넘어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며 장관 후보자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했다.

전문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야당에서 더욱 거셌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중증질환 및 3대 비급여 보장성 강화의 부작용과 개선책을 질문했다.

문 후보자는 "대형병원 환자쏠림과 재정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의원급은 경증, 중소병원은 중증, 대형병원은 연구중심 등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면답변 내용을 되풀이했다.

김 의원은 "기능 재정립만으로 해결 안된다"며 "거기에 복지부가 원격진료까지 하면 일차의료는 융단폭격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문형표 후보자는 "원격진료는 부작용을 감안해 동네의원 중심으로 제도를 보완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문 후보자의 자질논란은 KDI(한국개발연구원) 재임시절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놓고 최고조에 달했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왜 제출하지 않느냐"며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면 바로 사퇴하겠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문형표 후보자는 보건의료 전문성에 대한 질책이 이어지나 침묵과 서면답변 내용으로 일관했다.
문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며 개인용도 사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수년에 걸쳐 배우자와 아들 생일에 식당에서 연구원들과 밥을 먹었냐"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나. 인정할 것은 인정하라"고 몰아세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결국 문형표 장관 후보자의 KDI 재직시절 법인카드 사용내역 제출을 전제로 인사청문회 일정을 연장해 13일 오후 속개하기로 의결했다.

문형표 장관 후보자는 온종일 보건의료 전문성 부족 등에 대한 여야의 따가운 질책과 호통을 침묵과 서면답변 내용으로 일관하며 복지부 검독회 학습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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