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의대 이병두 학장 "적당히 졸업시키는 교육 지양"
#. 만성신부전 환자가 있다. 이 환자는 혈액투석을 받다가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식 대상자로 등록하고 마냥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장기공여가 잘 안되는 현실이기도 하고, 새치기가 있기도 하다.
불법장기매매가 암암리에 있기도 하다. 장기이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문제는 뭘까.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놓고 4명의 교수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다.
장기기증 자원분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 장기이식자가 뇌사라고 판정 받았는데 정말 뇌사일까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간다.
인제의대에서 2주마다 2시간씩 진행되는 '의사되기(doctoring)' 수업의 한 장면이다.
"지금까지는 지식과 술기만 뛰어나면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단순한 필기, 실기 시험이 아닌 다양한 능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인제의대 이병두 학장(내분비내과)은 최근 메디칼타임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성과바탕교육'과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대 교육 과정은 '주입식'이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인제의대가 추구하고 있는 성과바탕교육이란 졸업을 기점으로 그 때 이뤄질 수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교육내용을 편성하고 교육시키는 것이다.
많이 배워 지식은 뛰어나지만 실제 임상 대응능력이 부족한 의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한 교육법이다.
이병두 학장은 "학생을 뽑았으면 책임지고 졸업 역량에 도달할 때까지 교육시키는 것"이라면서 "때 되면 시험쳐서 점수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제의대는 지식과 술기 교육에 더해 의사소통기술, 대인관계기술, 리더십, 윤리적 도덕적 감수성, 자기주도성, 자기성찰능력 등을 교육과정에 집어 넣었고 이를 평가하고 있다.
국시 실기시험 합격률 100% 비결은?
평가는 철저히 '현실세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 예가 표준환자를 활용한 체험이다.
2007년부터는 학생들이 실제 임상경험을 함양하기 위해 실제 환자의 동영상을 찍어서 학생들이 간접체험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환자 사례를 표준환자(모의환자) 동영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표준환자는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에 동원될 정도로 고도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모의환자를 말한다. 인제의대에는 표준환자 트레이너가 따로 있다.
표준환자 중심 교육 덕분에 국시에서 인제의대 학생들의 합격률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2년 실기시험에서 무려 16명이나 실기시험에서 탈락했던 불명예를 지난해 실기시험 합격률 100%로 회복했다.
이밖에도 학년별로 포커스 그룹을 만들어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하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수동적인 교육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는 학생들이라는 것.
이 학장은 "초중고에서 일방적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동적이다.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보직자들과 학생들이 매년 2박3일 동안 교육과정 개발 워크숍을 가지면서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만큼 교수도 역량 갖춰야…보직자가 학생들 직접 모니터링"
성과에 중점을 둔 방침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진에게도 적용된다. 학생들이 발전해 나가는 만큼 교수들도 그만큼의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 학장은 "인제의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보직자가 많다. 빡빡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유급없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보직자가 직접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는) 학생들의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일방적인 강의는 안된다. 직무바탕 학습, 체험 등을 통해 경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들도 1년에 15번 정도 교수개발세미나를 갖는다. 674명의 전임교원 중 20%만 현재의 교육방식에 따라와도 성공적인 교육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학생들의 역량도 성장하자 타대학병원에서 인턴을 몇 명 보내달라는 전화까지 받는다고 이 학장은 귀띔했다.
"의사는 남을 위하는 직업…윤리적 감수성 키워야"
인제의대는 작년부터 '봉사정신'을 기를 수 있는 '이태석 기념과정' 교육과정을 추가했다.
의학과 1학년은 경남 산청 나환자 거주지에 2박 3일 봉사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한다. 의예과 2학년은 국제봉사활동을 하면서 의사로서의 역할모델을 탐구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병두 학장은 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첫번째 덕목을 '이타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의사는 원래 남을 위하는 직업이다. 남을 위하는 직업에는 대표적으로 의사, 성직자, 법률가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인만큼 생명을 빼앗을 수 있고, 사형시킬 수 있고, 생매장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이 이타성이 아니다. 아무 관계없는 사람한테 잘해줘야 한다. 이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윤리적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장기매매가 암암리에 있기도 하다. 장기이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문제는 뭘까.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놓고 4명의 교수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다.
장기기증 자원분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 장기이식자가 뇌사라고 판정 받았는데 정말 뇌사일까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간다.
인제의대에서 2주마다 2시간씩 진행되는 '의사되기(doctoring)' 수업의 한 장면이다.
"지금까지는 지식과 술기만 뛰어나면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단순한 필기, 실기 시험이 아닌 다양한 능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인제의대 이병두 학장(내분비내과)은 최근 메디칼타임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성과바탕교육'과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대 교육 과정은 '주입식'이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인제의대가 추구하고 있는 성과바탕교육이란 졸업을 기점으로 그 때 이뤄질 수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교육내용을 편성하고 교육시키는 것이다.
많이 배워 지식은 뛰어나지만 실제 임상 대응능력이 부족한 의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한 교육법이다.
이병두 학장은 "학생을 뽑았으면 책임지고 졸업 역량에 도달할 때까지 교육시키는 것"이라면서 "때 되면 시험쳐서 점수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제의대는 지식과 술기 교육에 더해 의사소통기술, 대인관계기술, 리더십, 윤리적 도덕적 감수성, 자기주도성, 자기성찰능력 등을 교육과정에 집어 넣었고 이를 평가하고 있다.
국시 실기시험 합격률 100% 비결은?
평가는 철저히 '현실세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 예가 표준환자를 활용한 체험이다.
2007년부터는 학생들이 실제 임상경험을 함양하기 위해 실제 환자의 동영상을 찍어서 학생들이 간접체험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환자 사례를 표준환자(모의환자) 동영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표준환자는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에 동원될 정도로 고도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모의환자를 말한다. 인제의대에는 표준환자 트레이너가 따로 있다.
표준환자 중심 교육 덕분에 국시에서 인제의대 학생들의 합격률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2년 실기시험에서 무려 16명이나 실기시험에서 탈락했던 불명예를 지난해 실기시험 합격률 100%로 회복했다.
이밖에도 학년별로 포커스 그룹을 만들어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하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수동적인 교육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는 학생들이라는 것.
이 학장은 "초중고에서 일방적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동적이다.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보직자들과 학생들이 매년 2박3일 동안 교육과정 개발 워크숍을 가지면서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만큼 교수도 역량 갖춰야…보직자가 학생들 직접 모니터링"
성과에 중점을 둔 방침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진에게도 적용된다. 학생들이 발전해 나가는 만큼 교수들도 그만큼의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 학장은 "인제의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보직자가 많다. 빡빡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유급없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보직자가 직접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는) 학생들의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일방적인 강의는 안된다. 직무바탕 학습, 체험 등을 통해 경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들도 1년에 15번 정도 교수개발세미나를 갖는다. 674명의 전임교원 중 20%만 현재의 교육방식에 따라와도 성공적인 교육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학생들의 역량도 성장하자 타대학병원에서 인턴을 몇 명 보내달라는 전화까지 받는다고 이 학장은 귀띔했다.
"의사는 남을 위하는 직업…윤리적 감수성 키워야"
인제의대는 작년부터 '봉사정신'을 기를 수 있는 '이태석 기념과정' 교육과정을 추가했다.
의학과 1학년은 경남 산청 나환자 거주지에 2박 3일 봉사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한다. 의예과 2학년은 국제봉사활동을 하면서 의사로서의 역할모델을 탐구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병두 학장은 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첫번째 덕목을 '이타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의사는 원래 남을 위하는 직업이다. 남을 위하는 직업에는 대표적으로 의사, 성직자, 법률가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인만큼 생명을 빼앗을 수 있고, 사형시킬 수 있고, 생매장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이 이타성이 아니다. 아무 관계없는 사람한테 잘해줘야 한다. 이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윤리적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