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목표관리제 재탕 카드 압박…의협-병협 '눈치전쟁'
[분석]2015년도 2차 수가협상
26일 건강보험공단은 대한의사협회를 마지막으로 6개 유형과 2015년도 2차 수가협상을 모두 끝냈다.
건보공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총액계약제 변형인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부대조건으로 내밀었고, 공급자 단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한정된 파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협과 대한병원협회의 신경전은 수가협상 눈치전쟁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건보공단의 카드, 진료비 목표관리제-유형 세분화
1차 수가협상에서 각 공급자 단체가 각종 근거자료를 들고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면, 2차 협상에서는 건보공단이 통계 수치 자료를 들고 나와 수가 인상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건보공단이 내세운 논리는 크게 두가지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 흑자가 8조원이라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점, 각 유형의 진료비 증가율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각 유형에다가 사실상 총액계약제라고 할 수 있는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협상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진료비 수입 양극화로 인한 유형 세분화 수가협상까지 더했다.
해마다 화두가 됐던 이 두가지 부대조건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올해는 전 유형에다가 총액계약제를 제안한 것이다.
물론 각 단체는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병협 관계자는 "진료비 목표 관리제는 지난해에도 나왔던 내용이다. 그냥 웃고 말았다"고 짧게 답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인 이철호 부회장도 "전체 수가인상분 재정을 정해 놓는 방식은 부드러운 총액계약제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목표관리제와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이와함께 건보공단은 부대조건까지는 아니지만 건강보험료율과 수가인상률을 연동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의견도 슬쩍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자 반응이 부정적인 것은 마찬가지.
매년 건강보험료율은 많이 올라봐야 1% 수준이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불과 0.5% 증가한 정도다. 수가도 이와 연동하면 인상률은 협상의 여지도 없을 정도로 미미한 정도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보험위원장은 "약국 상황이 어려운 것은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조제건수가 1.4%, 수진자당 조제건수가 1.7% 줄었다. 공단의 주장처럼 되면 폐업률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병협 눈치전쟁…부대조건·협상력 중요
수가협상은 한정된 재정에서 6개 유형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벌이는 투쟁이나 마찬가지다.
전체 수가 인상분 중 약 80%에 달하는 재정이 병원과 의원 몫으로 돌아간다. 양쪽 중 어느 한쪽 파이가 늘어나면 다른 한쪽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영락없는 '제로섬'이다.
이를 알기 때문에 병협과 의협은 더 어렵다는 현실을 건보공단에 적극 피력하며 서로를 견제하는 것도 당연지사.
현재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의원이다. 각종 지표가 '어려운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으며 가입자와 보험자도 십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수가 인상률이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 있는 '부대조건'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병협이 내부적으로 올해는 부대조건 없이 협상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과 대조적이다.
이철호 부회장은 "건보공단은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내세우지만 의원급은 2001년부터 차등수가제를 통해 1년에 700억~900억원씩 손해를 봤다. 바꿔 말하면 10여년간 1조원 이상의 재정안정화에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차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대재앙이다. 이런 차원에서 동네의원 활성화 캠페인을 건보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의 부대조건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의협은 건보공단 측에 수가 인상에 투입되는 재정에서 병원이 의원을 앞지르는 역차별 현상을 지적했다.
실제로 병원의 추가 재정 소요액은 지난해부터 의원을 앞질렀다. 2013년 의원은 수가가 2.4% 올라 1854억원이 더 들어갔지만 병원은 2.2% 올라 3138억원을 받아갔다.
2014년 의원은 수가가 3% 올라 추가재정 2388억원을 갖고 갔지만 병원은 1.9% 올랐음에도 의원보다 더 많은 2970억원을 가지고 갔다.
이 부회장은 "기관 숫자가 병원과 비교했을 때 의원이 절대적으로 많은 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병협의 변수는 부대조건과 박상근 신임 회장.
약제비 4000억원 절감 '실패'라는 아픈 부대조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병협은 쉽사리 부대조건 카드를 내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진료비 증가율이 다른 유형보다 높다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부대조건을 이야기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다가 수가협상은 박상근 회장이 취임 후 첫 시험대인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보험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실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7~28일 수가협상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다. 이 때 각 공급자 단체를 비롯해 건보공단은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부대조건 만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수가협상은 29일 오후 대한병원협회를 시작으로 다시 시작된다.
26일 건강보험공단은 대한의사협회를 마지막으로 6개 유형과 2015년도 2차 수가협상을 모두 끝냈다.
건보공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총액계약제 변형인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부대조건으로 내밀었고, 공급자 단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한정된 파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협과 대한병원협회의 신경전은 수가협상 눈치전쟁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건보공단의 카드, 진료비 목표관리제-유형 세분화
1차 수가협상에서 각 공급자 단체가 각종 근거자료를 들고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면, 2차 협상에서는 건보공단이 통계 수치 자료를 들고 나와 수가 인상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건보공단이 내세운 논리는 크게 두가지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 흑자가 8조원이라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으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점, 각 유형의 진료비 증가율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각 유형에다가 사실상 총액계약제라고 할 수 있는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협상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진료비 수입 양극화로 인한 유형 세분화 수가협상까지 더했다.
해마다 화두가 됐던 이 두가지 부대조건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올해는 전 유형에다가 총액계약제를 제안한 것이다.
물론 각 단체는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병협 관계자는 "진료비 목표 관리제는 지난해에도 나왔던 내용이다. 그냥 웃고 말았다"고 짧게 답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인 이철호 부회장도 "전체 수가인상분 재정을 정해 놓는 방식은 부드러운 총액계약제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목표관리제와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이와함께 건보공단은 부대조건까지는 아니지만 건강보험료율과 수가인상률을 연동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의견도 슬쩍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자 반응이 부정적인 것은 마찬가지.
매년 건강보험료율은 많이 올라봐야 1% 수준이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불과 0.5% 증가한 정도다. 수가도 이와 연동하면 인상률은 협상의 여지도 없을 정도로 미미한 정도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보험위원장은 "약국 상황이 어려운 것은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조제건수가 1.4%, 수진자당 조제건수가 1.7% 줄었다. 공단의 주장처럼 되면 폐업률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병협 눈치전쟁…부대조건·협상력 중요
수가협상은 한정된 재정에서 6개 유형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벌이는 투쟁이나 마찬가지다.
전체 수가 인상분 중 약 80%에 달하는 재정이 병원과 의원 몫으로 돌아간다. 양쪽 중 어느 한쪽 파이가 늘어나면 다른 한쪽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영락없는 '제로섬'이다.
이를 알기 때문에 병협과 의협은 더 어렵다는 현실을 건보공단에 적극 피력하며 서로를 견제하는 것도 당연지사.
현재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의원이다. 각종 지표가 '어려운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으며 가입자와 보험자도 십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수가 인상률이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 있는 '부대조건'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병협이 내부적으로 올해는 부대조건 없이 협상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과 대조적이다.
이철호 부회장은 "건보공단은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내세우지만 의원급은 2001년부터 차등수가제를 통해 1년에 700억~900억원씩 손해를 봤다. 바꿔 말하면 10여년간 1조원 이상의 재정안정화에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차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대재앙이다. 이런 차원에서 동네의원 활성화 캠페인을 건보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의 부대조건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의협은 건보공단 측에 수가 인상에 투입되는 재정에서 병원이 의원을 앞지르는 역차별 현상을 지적했다.
실제로 병원의 추가 재정 소요액은 지난해부터 의원을 앞질렀다. 2013년 의원은 수가가 2.4% 올라 1854억원이 더 들어갔지만 병원은 2.2% 올라 3138억원을 받아갔다.
2014년 의원은 수가가 3% 올라 추가재정 2388억원을 갖고 갔지만 병원은 1.9% 올랐음에도 의원보다 더 많은 2970억원을 가지고 갔다.
이 부회장은 "기관 숫자가 병원과 비교했을 때 의원이 절대적으로 많은 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병협의 변수는 부대조건과 박상근 신임 회장.
약제비 4000억원 절감 '실패'라는 아픈 부대조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병협은 쉽사리 부대조건 카드를 내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진료비 증가율이 다른 유형보다 높다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부대조건을 이야기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기다가 수가협상은 박상근 회장이 취임 후 첫 시험대인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보험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실력이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7~28일 수가협상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다. 이 때 각 공급자 단체를 비롯해 건보공단은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부대조건 만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수가협상은 29일 오후 대한병원협회를 시작으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