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 심질환 적정성 평가 거부…학회원 요구"

발행날짜: 2014-08-14 11:55:17
  • 김병옥 심장학회 보험이사 "예비평가 후 지표 재정립 필요"

대한심장학회에서 시작된 적정성 평가 거부 움직임이 의료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의사협회까지 나서 심장학회 등 관련 학회와 간담회를 갖고 심평원 중앙평가위원회를 대체할 (가칭)의료질평가연구단 구성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심장학회의 적정성 평가 거부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심장학회 김병옥 보험이사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김병옥 보험이사의 요청에 따라 인터뷰 사진은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Q: 심장학회의 적정성 평가 거부가 대한뇌졸중학회, 대한암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등 관련 학회 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의 이슈로 확산되는 분위다.

A: 그렇다. 하지만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사업이 계속되는 한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적정성 평가라는 사업이 심평원 단독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편으로 의료계도 무조건 반대만 해선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심장학회 등 전문학회를 주축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칭)의료질평가연구단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Q: 그렇지 않아도 지난 12일 의사협회의 주도로 심장학회 등 관련 학회가 만난 자리에서 (가칭)의료질평가연구단 구축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 앞으로 연구단이 어떤 사업을 진행할 수 있나.

A: 일단 관심이 높은 학회가 주축이 돼야할 것이다. 그리고 의협과 병협, 의학회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연구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평가지표를 산정하는 등 적정성평가 사업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국가에 따라 혹은 시대별로 동일한 지표라도 그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입원일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보니 뇌졸중 환자에 대해 입원일수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미국은 입원일수를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재입원률에 민감하다. 이처럼 의료환경에 따라 적용해야할 지표도 달라지고 그 의미도 다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문적 근거다. (가칭)의료질평가연구회는 각 지표에 대해 학문적 근거를 연구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Q: 이쯤에서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심장학회도 앞서 5차까지 AMI적정성평가에 참여해오지 않았나. 갑자기 자료제출을 거부한 이유가 뭔가.

A: 수차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심장학회가 수차례 의견을 개진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학회가 파견한 자문단이 의견을 내면 뭐하나. 번번이 묵살되는데…거듭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평가를 거부하게 된 것이다.

심평원 측에선 갑자기 돌변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하지만 녹취록을 보면 알 것이다. 학회의 입장은 늘 한결 같았다. 심평원은 구색맞추기식으로 원하는 학회의 입장만 수용하고 전문가 의견을 모두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Q: 일각에선 병원이 아닌 학회가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 의외라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

A: 알고 있다. 하지만 학회 회원들은 지표의 불합리함에 대해 학회로 불만을 표출한다. 진료현장을 왜곡한다 혹은 부당삭감이 늘었다는 등을 지적하면서 '왜 학회가 이를 개선 하지 못하느냐' '학회에서 자문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된다.

심지어 불합리한 지표를 학회의 안이라고 생각하는 회원도 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강경하게 나서게 된 것이다.

Q: 어쨌든 심장학회를 주축으로 25%의 상급종합병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점차 학회와 심평원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A: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학회 입장에선 회원들의 여론에 따를 뿐이다. 적정성 평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워낙 높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또 이는 심장학회만의 목소리는 아니다. 얼마 전 중앙평가위원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교수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심장학회가 가장 먼저 평가를 시작했고 항목도 가장 많다보니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Q: 적정성 평가 자료제출 거부는 언제까지 계속되나.

A: 글쎄, 사실 학회가 회원들에게 자료를 제출하자고 설득할 명분이 없다. 회원들의 불만이 그만큼 거세다.

학회 입장은 분명하다. 선보완후진행이다. 예비평가를 하던지, 기존에 실시한 가감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보고 지표를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제대로 된 적정성 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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